바람아 불어라. 변순철 전국노래자랑

Let the Wind Blow, Byun Soon Choel: National Song Contest

변순철展 / BYUNSOONCHOEL / 邊淳哲 / photography

2020_1015 ▶ 2020_1206 / 월요일 휴관

 

변순철_전라남도 목포시 신안비치호텔 야외특설무대 Shinan Beach Hotel, Mokpo-si, Jeollanam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105cm_201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80908k | 변순철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성곡미술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시각예술창작산실_서울문화재단_서울시진행 /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한주령 학예연구원_손민정 학예인턴)

주최,기획 / 성곡미술관

 

관람료 / 일반(만19세~64세) 7,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5,000원 / 어린이(만4세~12세) 3,000원

국가유공자, 장애인, 만65세 이상 5,000원 / 20인 이상, 문화가 있는 날 20% 할인

(증빙자료 미지참시 현장에서 차액 지불)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전시종료 30분전 매표 및 입장 마감

 

 

성곡미술관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82.(0)2.737.7650

www.sungkokmuseum.org

 

 

한국의 대표적 오락프로그램인 KBS의 '전국노래자랑'을 무려 15년 이상 추적하며 촬영한 변순철 작가의 「전국노래자랑」 초상사진을 소개하며, 한국 대중의 역동적이고 생생한 모습과 작가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접하고자 한다. 또한 사진의 속성인 다큐멘터리와 초상사진, 그리고 아카이빙에 대한 변순철 작가의 입장을 소개하며, 그의 4번째 초상사진 시리즈인 이번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초상사진에 대한 수많은 편견을 넘어, 진정한 작가 정신을 발휘한 변순철의 예술적 휴머니즘이 드러나도록 기획한 전시이다. ● 변순철은 모델과 사진가, 그리고 잠재적 관객들 사이의 관계에 천착하며 다양한 실험을 모색하는 초상사진 작가이다. 이번 『바람아 불어라: 변순철 전국노래자랑』은 변순철의 네 번째 초상사진 시리즈로, KBS '전국노래자랑'의 출연자들을 15년 이상 현장에서 촬영한 「전국노래자랑」 시리즈를 총 결산한다. ● '전국노래자랑'은 방영을 시작한지 거의 40여 년에 이를 정도로 장수한 프로그램이니, 그 대중적 인기도와 친밀도는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변순철은 바로 이 무대에서 각양각색의 보통 사람들이 스스로를 공연의 주역으로 탈바꿈하며 드러내는 생경함과 낯선 감정, 그리고 평소의 사회적 자아 뒤에 가려져 있던 '진정한 자아의 모습'을 포착하고자 시도한다. ● 작가는 잘 훈련되고 절제된 그야말로 근사한 공연이 아닌 과장된 제스처와 미숙함, 그를 동반한 우스꽝스러운 실수, 과도한 자기과시욕, 그리고 싱싱한 동물적 욕구와 이에 따른 즉흥적 행위 등을 카메라로 잡아낸다. 변순철은 이러한 우리 이웃들의 낯선 모습을 통해 보편적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 바로크적 공연과 함께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에 접근하고자 새로운 예술 형식에 도전한다. ● 또한 변순철은 소위 완벽한 이미지를 위한 사진 촬영의 한계를 뛰어 넘어 그저 가벼운 기념사진을 찍듯 촬영함으로써 그의 모델들을 예술적 작업에 참여한다는 부담감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즉 이번 작업의 주체는 작가가 아닌 모델임을 인정하고 그에게 주도권을 넘겨준다는 뜻이다. 이 과정을 통해 평범한 기념사진을 예술사진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작가와 모델 사이의 주체적 관계가 역전된다. 일반적으로 연출된 초상사진의 경우, 모델은 작가의 전문적 시선을 의식하고 그 시선이 요구하는 것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동화되고자 한다. 그리고 실제로 작가는 의상부터, 배경, 조명, 촬영의 각도 등 모든 것을 기획하고 명령한다. 그러므로 모델이 스스로를 나타낼 여지가 없다. 반면 「전국노래자랑」의 모델들은 사진 작업의 능동적 주체가 된다. 변순철 작가가 제안하는 하얀 백지에 모델 스스로가 글쓰기를 하며, 모델 한 명 한 명이 자유와 탈 소외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 또한 그의 작업은 즉각적으로 대중의 소비 대상이 되어, 자신의 실제로부터 소외되는 초상 광고사진과도 차이가 있다. 오히려 정반대로 「전국노래자랑」의 모델들은 자신의 인격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과시하는 주체가 된다. 변순철은 자신의 모델이 이러한 자기 발견과 완성을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제안하고 기록함으로써 그들 스스로가 예술적 실천을 경험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것이 변순철의 예술적 휴머니즘이라 할 것이다. 변순철의 「전국노래자랑」 작업은 사진에 동반되는 하위 장르나 키치적이라는 피상적 편견에 대한 작가의 의도적인 도전임을 알 수 있다. 이 도전 정신이야 말로 사진을 예술로 승화하려는 예술가의 진정한 작가 정신일 것이다. ■ 이수균

 

변순철_대구광역시 달성군 옥연지 송해 공원

Okyeonji Songhae Park, Dalseong-gun, Daegu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50×198cm_2016

 

 

작가와의 대화 Q&R1. 전시 제목이 『바람아 불어라, 전국노래자랑』이다. '바람아 불어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 바람이 가볍게 부는 모양을 '살랑살랑' 이라고 한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설레는 따뜻함을 형상화하고 있다. 또한 '선들선들' 건들바람은 뜨거운 여름이 지난 가을에 가볍게 부는 바람을 일컫는다. 즉, 바람은 계절마다 다른 모양으로 이뤄진다. 이처럼 '바람'은 그것을 마주하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바람은 꿈이다. 꿈은 이루고자 하는 각자의 목표 혹은 희망, 비현실적인 이상향이 될 수 있다. 나는 작은 가능성을 내포한 그 꿈이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 각자에게 '새로운 바람'이 되어 가슴속에 불기를 바란다. 이 '바람'이 평범한 소시민들의 바람이 되지 않을까?

 

변순철_경기도 수원시 Suwon-si, Gyeonggi-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56.5×45.5cm_2019

 

2. 오늘날 현대미술과 대중소비문화의 만남은 낯선 조합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마르셀 뒤샹의 '레디메이드'를 들 수 있다. ● 「전국노래자랑」 시리즈가 대중소비문화와 관계 맺는 방식은 질문의 작가들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들의 작업은 그 시대의 미술의 한계성을 철저하게 풍자하거나, 전복의 느낌이 강하다. 「전국노래자랑」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요소들 관객, 출연자, 진행자와 함께 그것을 시청하는 시청자들 모두가 군중의 얼굴을 담고 있다. 나는 '대중'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요소보다는, 그들이 반영하고 있는 사회의 단면, 풍속, 심리적 코드, 시대의 정서를 읽어내고자 했다. 결국, 내 작품에 담고 있는 근원적인 질문은 '인간'이다. 출연자들의 낯선 노래와 어색한 춤이 담고 있는 아마추어들의 신선함이 나에게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더불어 송해 선생님의 걸출한 입담에 울고 웃는 출연자들의 자발적인 행위이자, 비일상 즉, -체하기(only pretending) 놀이를 하며 완전히 몰입하는 순간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욕망 혹은 도전이 된다. 이러한 공동체의 '놀이'는 한바탕 축제가 되어 현대사회가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놀이 속에 숨겨진 인간성을 일깨워준다. 이것이 「전국노래자랑」이 가진 힘이다.

 

변순철_강원도 횡성군 섬강둔치 Seomgang Dunchi, Hoengseong-gun, Gangwon-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105cm×2_2017

 

3. 이전의 「뉴욕」, 「키드 노스탤지어」, 「짝-패」 초상사진 시리즈 속 인물들과 「전국노래자랑」의 모델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다른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어떻게 달라졌는가? 긴 시간 초상사진 작업에 임하며 작가로서의 변화가 있다면? ● 전형적인 초상 사진의 무표정한 형태를 뛰어 넘고 싶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 작업이 초상 사진이 가지고 있던 형식적인 예술을 뛰어 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바람아 불어라, 전국노래자랑』에서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전 작업들과 현재 작업까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적은 없다. 다만, 각 시리즈에 담고 있는 소재만 다를 뿐이다. 전작들과 현재 작업들의 큰 줄기는 일맥상통하다. 초기 작업은 유학시절 느꼈던 그 사회에 깊숙하게 들어갈 수 없는 이방인, 경계를 표현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의 얼굴에서 사회의 얼굴로 외연이 확장되었다. 이것은 '초상'이 사람의 얼굴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개인적 아픔의 초상이 되기도 하고, 시대가 가진 단면의 초상, 군중의 초상이 되기도 한다. 「전국노래자랑」이 담고 있는 군상의 얼굴은 현 시대를 반영한 대중문화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면 근본적인 것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다. (...) 앞으로 진보해 나갈수록 보다 궁극적인 것으로 시선을 돌릴 때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마음이 향하는 근본적인 방향을 가리키는 것처럼 말이다.

 

변순철_경상북도 울릉군 도동항 Dodong Port, Ulleung-gun, Gyeongsangbuk-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50×198cm_2019

 

4. 모델의 관점 : 그러니까 그로부터 초상화를 이끌어낸 이 모델이란 누구인가? (어원적으로 "초상화 portrait "란 "위하여"와 "끌어내다"로 구성된다 - 그렇다면 우리는 모델로부터 무엇을 끌어 내는가? ● 현재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초상은 이전과는 매우 다른 모습입니다. 복제가 가능해지면서 고유의 아우라는 사라졌다. 인터뷰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전국노래자랑」 작업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이들 모델들의 모습에서 또 다른 생경함과 우리의 인식에 고착화되어 있지 않은 다른 세련됨의 희열을 느낀다. 또한 이 작품 속 인물을 통해 그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누구나 내 작품을 보면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내밀한 부분들이 사회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고, 교감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5. 사진작가의 관점 : 작가는 자신의 모델을 예견했는가, 아니면 그를 갑자기 습격했는가? 그는 자신의 방식을 가해 셔터를 누르는 현실에 무엇을 더하였는가? ● 대상을 사진으로 찍는 그 순간은 아주 잠깐의 시간, 즉 찰나이다. 그것은 예측 가능한 시간이 아니라 예견할 수도 없을뿐더러, 나와 모델이 발 딛고 서 있는, 공간과 시간만이 있고 모델 그리고 나의 호흡이 섬세하게 밀착되는 아주 짧은 시간이다. 나의 초상 사진은 대상과 주어진 환경에 온전히 빠져들어 몰입하는 그 지점에 집중한다. 또한 내 작업을 하는 방식과 태도는 끊임없는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전국노래자랑」도 우리 민중놀이로서 여기에 등장하는 특정화 된 초상을 통해 대한민국의 사회 현상을 읽어보려 시도한 것인데, 이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변순철_충청남도 천안시 천안종합운동장 Cheonan-si, Chungcheongnam-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105_2017

 

6. 관객의 관점 : 이러한 초상 사진 또는 사진 초상에 대한 우리의 애정은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는가? ● '초상'의 역사적인 배경을 깊이 생각해본다면 우리의 관심은 결국 대상의 기록 혹은 기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대중은 특정적인 권위가 아닌 예술을 확장된 개념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아와 타자의 끊임없는 관계성을 고민하며 바라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초상이라는 의미는 인물, 건축물, 동∙식물 등 다양하게 확장된다. 이처럼 다양한 피사체의 각각의 개별적인 개념 속을 들여다보는 각자의 경험이 내포되어 있듯이,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은 각자의 삶과 사고를 바탕으로 감상할 것이다. 즉, 사회에서의 시간과 장소가 드러나는 관계성과 압축된 시간성이 초상 사진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각자의 유일한 읽기, 주관적인 느낌이다. 개별적 자아가 어떤 낯선 현상과 마주쳤을 때 느끼는 무력감일 수도 있고, 동요일 수도 있는, 명확한 용어로 단정지을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할 때 비로소 나오는 반응이다.

 

7. 노래자랑 촬영 시 어떻게 촬영하는지? ● 초기 「전국노래자랑」 작업을 할 때는 로케이션 스트로보(STROBO LIGHT) 조명을 가지고 8X10 대형 카메라 또는 4X5 카메라를 사용하여 작업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주로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중형 포맷에 디지털 카메라(645포맷)를 사용하여 작업을 했다. 「전국노래자랑」이 가지고 있는 움직임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지만 대상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인식의 지점을 좀 더 직관적으로 작업하기 위해서 중형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성곡미술관_변순철

 

 

Vol.20201015c | 변순철展 / BYUNSOONCHOEL / 邊淳哲 / photography

ㆍ원로부터 신진 작가까지 주제가 있는 사진집… “사진, 편식하지 마세요”

 

이미지 가공이 범람하는 시대에 ‘기록과 재현’이라는 사진의 본질에 충실한 미공개 신작 중심의 사진집 ‘눈빛사진가선’ 1차분 10권이 출간됐다.

사진전문 출판사인 ‘눈빛’이 펴내는 ‘눈빛사진가선’은 원로부터 신진 작가까지 각자 일관된 주제 아래 작업한 작품 50여점을 싣고, 사진비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 필자들의 해설을 수록한다.

​1차분은 구본창의 ‘DMZ’(해설 신수진), 김금순의 ‘동해남부선’(이광수), 김문호의 ‘온 더 로드’(최옥정), 김병훈의 ‘산책이 그리운 이유·동물학’(진동선·박영택), 김지연의 ‘삼천원의 식사’(김영춘), 민병헌의 ‘잔설’(김화자), 변순철의 ‘전국노래자랑’(최범), 신은경의 ‘가마미해수욕장’(송수정), 임재천의 ‘소양호 속 품걸리’(강영숙), 임재천의 '소양호 속 품걸리'(강영숙), 전민조의 '손에 관한 명상’(미재 김원숙)이 나왔다.

눈빛의 이규상 대표는 “사진계가 디지털 사진문화의 거대 소비집단이 되고, 현대미술에 매몰돼버린 상황이지만 오늘도 사진 본질을 구현하는 열정적 작업을 하는 사진가들의 작품세계를 널리 알리고, 용기를 주고 싶다”며 “유명 사진가 몇명에게만 관심을 두는 대중의 ‘편식’을 변화시키는 데도 사진가선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출판의 어려움이 가중되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사진집 단가는 낮추고, 사진의 질적 수준은 높이려 했다”며 “사진가선이 향후 100권, 200권을 넘어서 한국 사진사의 1차 사료이자, 사진에 대한 개념과 사진미학의 재정립에도 이바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각권 110쪽 내외·1만2000원.

 

[경향신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