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환씨의 蓮緣이 사진위주 류가헌에서 열리고 있다.

대개의 사람들이 연꽃의 아름다운 자태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는 스러져가는 스산한 자태를 더 눈여겨 보았다.





   

지금 창밖은 낙엽이 떨어지는 스산한 풍경이다.

세월의 무상함이 밀려오는 자연의 섭리를 박영환의 연연(蓮緣)’이 말하는 것이다





모진 비바람 이겨내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서는, 다 내어주고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연꽃을 통하여 인간의 삶과 죽음을 말하고 있었다.



    


난, 작품보다 작가의 인간성을 더 중요시한다.

작품은 좋아도 교만과 위선으로 똘똘 뭉친 돼먹지 않은 인간들이 도처에 늘려있다.

작품에 앞서 사람이 먼저 되어야한다는 선인들의 말씀이 절절한 시절에 산다.



 


사진가 박영환씨를 알게 된지는 촛불이 광화문광장을 뒤덮던 때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광화문미술행동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정의로운 세상을 바라던 그의 열정에 혹했는데,

사람의 연을 중요시하는 따뜻한 인간미에 또 한 번 반한 것이다



 

 


그가 전시한 사진작품에는 그의 따뜻한 인간미가 그대로 배어있다.

스러져 가는 하잘 것 없는 연잎조차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바로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하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이다.



    

 

연이 있는 곳이면 지역과 거리를 상관치 않고 찾아다닌 지 올해로 꼬박 5년이 되었단다.

그 동안 담은 수천여 장의 연꽃 사진 가운데 100여장을 골라 수록한 연연사진집도 출간됐다.


연연사진집은 인연을 주제로 태어나다, 살아내다, 꽃피우다, 떠나가다, 삶과 죽음 등

5개의 섹션으로 풀어낸 사진이야기다.




 

정세훈시인은 작품집 서문에 이렇게 썼다.

선비들의 시각이 연꽃을 사랑했다면, 민중들의 시각은 그에 못지않게 연의 뿌리와 연잎을 사랑했다.

그동안 보아 온 연에 대한 사진작품들이 선비들의 시각으로 접근한 작품들이라면

박영환 작가의 연연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민중들의 시각으로 접근한 작품이다.”



 


지난 13일 오후6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사진가 박영환씨를 비롯하여 시인 정세훈씨,

노찾사의 김가영, 문진오씨, 화가 김 구씨, 사진가 정영신, 권 홍, 임성호씨,

정명식, 최병용, 김홍중, 이연희, 이경희, 유성복씨 등 많은 분들이 찾아 와 전시를 축하했다




   


 

정세훈 시인은 축시를 낭송했고, 가수 김가영, 문진오씨는 축하의 노래를 불렀다.

아름다운 사람을 비롯한 앵콜 송까지 여러 곡 불렀는데, 그중 전시와 잘 어울리는 곡은 '세월'이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고

가을이 가고 또 겨울이 오고

겨울이 가고 봄이 또 오고

여름이 가고 다시 또 가을 오고...“


이 전시는  25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 조문호



    






















































사진, 글 / 조문호

2017년 12월 26일 (화) 17:19:06 조문호 기자/사진가 prees@sctoday.co.kr  


‘누가 패자인 홈리스에 돌을 던질 수 있겠나?’


지난 22일의 동지 날은 해마다 서울역에서 홈리스 추모문화제가 열리는 날이다. ‘홈리스 행동’을 비롯하여 ‘동자동 사랑방’등 40개 반빈곤인권사회단체가 연대한 ‘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에서 추진한 행사로, 무연고 홈리스 사망자들의 넋을 기리는 문화제다.

▲무연고 사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올리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분향소가 마련되어 서울역광장을 오가는 시민들이 헌화하기도 했다. 인간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가난과 병에 시달리다 죽음에 이른 무연고 사망자들의 죽음을 알려 추모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야하는 홈리스의 복지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거리나 쪽방에서 죽은 무 연고자를 추모하는 자리지만, 무관심한 사람이 더 많았다. 국민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살펴야 한다고는 하나, 말뿐이다.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얼마 전 친구에게 지하도에서 연명하는 홈리스 이야기를 꺼냈더니, 핀잔을 주었다. 게으르고 술만 마시는 그들은 어쩔 수 없다며, 신경 쓸 필요 없다고 했다. 너무 열 받아 한 마디 했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마라. 네가 그 사람들 사정이나 한 번 들어 봤나? 돈이 사람을 망치는 세상의, 한 희생자일 뿐이다. 어쩌면 돈에 길이든 네가 더 잘 못 산 것인지 모른다.“

▲사망한 홈리스의 이름 위에 국화가 놓여있다.

세상이 정해놓은 논리에 순응하지 못해 비참하게 죽었는데, 누가 그들의 죽음에 돌을 던질 수 있겠나? 추모제가 열린 날은 다른 날에 비해 덜 추웠지만, 홈리스의 삶은 일 년 내내 혹한의 겨울이다.

매년, 거리에서 죽어가는 노숙자나 쪽방 촌 빈민들이 300여명이나 된다, 그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절실하지만, 편안히 눈감을 수 있도록 장례라도 제대로 치루어 주어야 한다.

▲홈리스 추모제가 열리는 서울역 야경

그 날 서울역광장에서 한 해 동안 세상을 떠난 빈민들을 추모하며, 살아남은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했다. 그들에게 안정적인 주거와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죽어서나마 영혼이 구천을 떠돌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다.

▲추모제에 참여할 기력도 없는 홈리스가 주변에 웅크려 있다

그 많은 무연고 사망자 중에 영정사진이라고는 세 사람 밖에 없었고, 다들 이름만 적혀 있었다. 무슨 놈의 팔자가 그토록 기구하여, 죽어가면서도 자기 얼굴 한 장 남기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홈리스 서정철씨가 촛불로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추모제에서는 각종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법률상담, 홈리스 사진관 등 여러 가지 행사가 열렸다. 그리고 소리 없는 이들의 삶을 기록한 ‘홈리스 생애기록’이란 책도 출판하여 나누어 주었다. 홈리스들은 책 자체도 짐일 뿐인지라, 책보다는 ‘동자동 사랑방’에서 끓여 준 동지팥죽을 더 찾았다.

▲홈리스 김지은씨가 '동자동사랑방'에서 준비한 동지팥죽을 받고 있다

오후7시부터 시작된 추모제 본 행사에는 다들 촛불을 들고 무연고 사망자들을 넋을 기렸는데, '동자동 사랑방' 차재설씨가 나와 안타까운 추모사를 낭독했다. 노동가수 박준씨와 ‘노들장애인야학’의 박경석씨의 노래도 있었지만, 마음에 불을 지핀 건 김가영씨의 추모노래였다. ‘새로운 선택’이란 노래도 마음 아팠지만, ‘오! 자유여, 오! 기쁨이여, 오! 평등이여, 오 평화여’ 라고 열창한 노래에 피가 끓었다.

▲가수 김가영씨가 '새로운 선택'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추모공연이 끝난 후 죽은 홈리스의 은신처이기도 했던 서울역 구내를 비롯한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추모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쳤다. “홈리스 차별을 철폐하라”, “홈리스 인권을 보장하라”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1세라지만, 홈리스의 평균수명은 48세라는 걸 잊지 말자.

▲'홈리스 차별을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빈민들

홈리스의 죽음은 스스로 택한 죽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방치한 죽음이다. 그들도 인간답게 죽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어 빈소도 빌리지 못한 채, 냉동 보관되다 화장터로 직행한다. 더 이상 홈리스의 죽음을 방치하지마라.









지난4일 열린 7차 ‘광화문 미술행동’에서 내세운 슬로건은 ‘새로운 나라로!’였다.

새로운 나라가 되기에는 세월이 걸릴 것 같지만, 일단 박근혜 부터 구속시키고 황교안을 사퇴시키자.

광장갤러리에 설치된 걸개그림은 판화가 김준권씨의 ‘청죽’을 비롯하여 30년 전에 그린 김진하씨의 작품도 먼지 털며 나왔고,

정비파씨의 독수리 무리도 경주에서 날아왔다. 박홍규, 김봉준, 김 억, 류연복, 손기환, 유대수, 윤여걸, 이철수, 홍진숙,

홍선웅씨 등 대가들의 그림이 줄줄이 내 걸렸다. 이젠 알미늄 틀도 만들어져, 다들 반듯하게 걸렸으나,

김진하씨의 작품만 바람난 여인 치맛자락같이 펄럭였다. 오히려 흔들리는 형상에 더 눈길이 끌리더라.


오는 정월대보름 날 열릴 8차 프로젝트에서는 ‘광장갤러리’를 시와 사진으로 꾸밀 예정이다. 

서예퍼포먼스와 함께 춤판도 벌일 예정이나 매주 예술행동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만만찮다.

세화를 찍고, 판화를 파는 등 다방면으로 후원금을 모아 왔으나, 적자를 면키 어려웠다.

가난한 작가들의 예술저항이라 십시일반 나누는 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궁핍현대미술광장’에서 열린 세화로 꾸민 판화전은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판화가 류연복씨는 세화 찍느라 바빴고, 옆에서는 김가영씨가 열심히 도왔다.

이날은 반가운 분들도 연이어 등장하셨다.

원로 시인 강 민선생을 비롯하여 백기완, 황석영씨와 함께 조선의 삼대구라로 꼽히는 방배추(방동규)선생,

시골서 상경한 홍석화씨, 맹문재교수, 양문규시인, 장영도이사도 함께했다.

이른 점심을 먹고 나왔으나 ‘청진동해장국’으로 따라갔다. 신축건물이라 옛 분위기는 오간데 없고, 밥값만 비싸졌더라.

맹문재씨가 카드로 결제했지만, 만원씩이나 하는 해장국은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자리를 비웠더니, ‘광화문 미술행동’의 서예퍼포먼스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여태명씨의 서예퍼포먼스는 끝 난 뒤였다.

여태명씨는 ‘탄핵대길. 안민다경’을 써 놓았고, 박수훈씨는 탄핵농자지대본’을 쓰고 있었다.

예술가들의 글과 그림 위에 시민들이 쓰는 자유발언대 참여도 이어졌다.

이날 김준권씨를 비롯하여 장경호, 송경동, 김남선, 김진하, 깁봉준, 정덕수, 김 억, 김 구, 양혜경, 정영신, 장순향,

김영배, 이광군, 장진영, 이윤엽, 이재민씨 등 많은 예술가들이 일을 도왔고, 신학철, 신상철, 박 철, 권 홍, 최석태,

하형우, 김보영씨 모녀도 모습을 드러냈다.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해 신학철선생께서 한 턱 쏘았는데,

술 한 잔에 맛이 가 꾸벅꾸벅 졸다 돌아와야 했다. 아직 몸이 정상은 아니었다.

오는 정월대보름날 열릴 15차 촛불집회의 ‘광화문예술행동‘을 기대하시라.
김준권씨는 충북 옥천에서 행진에 사용할 깃발용과, 광화문 달집용 대나무를 벌채하는 사진이 페북에 올라왔다.

정월대보름의 신명난 굿판이 기다려지는 하루다.

사진, 글 / 조문호

























[김준권씨 페북에서 스크랩]

[김준권씨 페북에서 스크랩]





































































[김준권씨 페북에서 스크랩]

[김준권씨 페북에서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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