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눈빛출판사' 창립 30주년 기념전이 열리는 강남 ‘스페이스22’에서,

두달 전 뉴욕에서 세상을 떠난 전 AP통신 기자 김천길(1929-2018)선생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김천길선생은 1950년 한국전쟁부터 1987년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생생한 현장을 카메라에 기록해 왔다.

평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민주항쟁 촬영 현장에서 몇 번 뵙고 인사드린 적이 있다.

그 당시는 사진기자들이 제일 부러웠다. 생활이나 필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외신 사진기자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김천길선생의 명성은 익히 들었던지라, 멀리서 보아도 찾아가 인사드릴 정도로 존경하는 분이었다.

그 뒤 흐르는 세월 속에 서서히 기억에서 멀어져 갔는데, 갑작스런 눈빛출판사 이규상씨의 부고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인생의 무상함을 절감한 것이다.






마침 '눈빛출판사' 창립30주년에 맞추어 선생의 추모식을 갖는다기에 찾아 갔다.

그 날 따라 가야 할 전시오프닝과 겹쳐, 추모식만 참석하려 했으나,

전 로이터통신 사진기자였던 정태원씨 이야기까지 듣느라 바쁜 걸음 쳐야 했다.






그날 오후4시에 열린 김천길 선생 추모식에는 이규상대표를 비롯하여 고인의 차남인 김구철씨,

전 사진기자 정태원, 이창성, 전민조씨와, 현 사진기자로는 한겨레 김봉규씨만 찾아왔다.

눈빛의 안미숙 편집장, 사진가 엄상빈, 양시영, 곽명우씨 등

10여명이 모여 고인의 영전에 머리 숙여 명복을 빌었다.






고인의 차남 김구철씨의 장례 보고와 후배 사진기자들의 고인에 대한 회고가 있었다.

김천길 선생의 사진집 ‘서울발 사진종합’이 20여년 전에 '눈빛출판사'에서 출간되었으나,

아쉽게도 절판되어버려 유족과 재출간을 협의 중이라고 한다.






추모행사 후에는 한국현대사의 역사적 현장을 목격하고 기록해 온 전 로이터통신 정태원 기자의

‘역사 현장과 삶의 기록’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그 이한열열사의 마지막 모습을 남긴...

흥미진진한 비화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들었으나, 시간이 지체되어 안절부절 했다.

아쉽게도, 전 동아일보 전민조기자의 ‘오늘의 기념사진’ 강연은 듣지 못했다.






귀중한 사진과 더불어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 주신 김천길선생께 다시 한 번 머리숙여 추모한다.
먼 이국 땅이지만, 편안히 영면하소서!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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