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째 주 토요일인 지난 7일은 영하권으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앞 여의대로를 가득 메웠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가 마련한 ‘14차 여의도 촛불문화제’는

오후 2시부터 사전 집회가 열렸다고 한다.

지하철 입구에는 시민들의 바램을 포스트 잇에 담아 붙이고 있었다.



최근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등으로 인해

청와대와 검찰 간의 갈등이 격화된 시점이라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좀 늦게 여의도에 도착했는데, 이미 어둠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어차피 흩어지기 마련인데, 왜 정영신씨와 짝 맞추어 가려 집회 시간을 넘겼을까?



어두워지면, 사진 찍는 것도 용이하지 않아 아예 자리 잡아 앉아버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여의도공원 앞 교차로에서 여의대로 5∼7개 차로를 대부분 매웠다.

검찰 개혁을 향한 열기는 뜨거웠으나, 움추린 어린이 모습이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두꺼운 점퍼와 목도리로 꽁꽁 싸맨 시민들은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대부분의 집회 참가자들은 노란 풍선과 ‘공수처를 설치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공수처 설치하라”, “자한당 해체하라”, “검찰개혁 이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는데,

“계엄령문건 특검을 실시하라!“는 새로운 피켓도 등장했다.



집회 중 단상에 오른 독립영화감독 박두혁씨는 “정치 검사에게 불법으로 감금당해 2년간 옥살이를 했다”며

“검사의 불법 행위를 수차례 고발했지만,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영화 ‘법피아’를 제작했다며, “법피아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민석 전 국회의원은 “검찰은 충심에서 저런다는데 무슨 충심이 정권만 겨냥하냐”며

“이것은 충심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반역이고 역심이기에 반드시 진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국 전 장관이 그린 그림을 열배, 백배로 이뤄낼 수 있도록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자”는 말도 했다.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빠질 수 없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나경원, 황교안 고발 서명 동참자가 십만 명을 넘었다며 고발장을 제출해 처벌받게 할 것이라 했다.

“끝까지 함께 투쟁하여 그들을 국회에서 영원히 몰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청와대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가 노골적인 정치수사라고 비판했다.

김남국 변호사는 “청와대까지 압수수색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되물었다.

“검찰이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검찰이 묵혀뒀던 사건을

아무 이유도 없이 총선 전에 꺼내 수사하는 것이 어찌 정치 개입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의 집회는 축제 분위기도 감돌았다.

최근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추미애 후보자에 대한 믿음도 작용했겠지만,

공수처 설치는 돌이킬 수 없는 물줄기라 통과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선 것 같았다.



여러 가지 공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수 플라워가 ‘걸음이 느린 아이’등 자신의 인기곡을 불러 분위기를 띄웠다.



집회가 끝난 참석자들은 마포 대교 남단에서 자유한국당 당사 앞까지 행진하며,

“공수처가 설치 될 때 까지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 날은 집회가 열리는 동안 아는 분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광화문미술행동’ 팀은 어디 있는지, 사진 찍는 동지들은 어디 갔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헤어진 정영신씨만 어렵사리 만났는데, 지나치다 하형우씨를 보았다며 연락을 했다.



사진가 하형우씨 뿐 아니라 도예가 박응향씨와 정현주, 정휴씨도 함께 왔다.

정현주씨는 촛불집회에 노란풍선을 제공하는 ‘풍선공장 공장장’이고, 정휴씨는 제자라고 소개했다.



집회 때마다 다른 디자인으로 인쇄한 노란풍선을 나누어 주는 일이 보통 일은 아닐 것이다.

아마 박응향씨도 정현주씨의 열정을 돕고자 나온 듯 했다.

하형우씨가 안동찜닭까지 시켰는데, 다들 운전 때문에 술을 사양해 혼자 마셔야 했다.



지하철 막차시간이 임박하도록 마신 것 까지는 좋았는데. 건물 밖으로 담배 피우러 나왔다가 나온 길을 잃어버렸다.

이리 저리 헤메다 어렵사리 만났으나, 이번에는 정영신씨가 늦장을 부렸다. 



휘왕찬란한 조형물에 마음 뺏겨, 낯선 길을 헤매다 결국 지하철을 놓치고 말았다.

지하철은 놓쳤지만, 공수처법은 꼭 통과될 것이다.


사진, 글 / 조문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사퇴한 지 닷새 만에 다시 촛불집회를 열었다.

지난 19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10차 촛불문화제는 ‘국민의 명령이다, 국회는 응답하라’는 슬로건을 내 걸었다.



‘사법적폐청산 검찰개혁 범국민시민연대’는 12일을 끝으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으나,

조 전 장관이 14일 법무부장관직에서 물러나자 촛불문화제를 국회 앞으로 옮겨 온 것이다.

같은 시각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 사람들’이

검찰 개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 참여 문화제를 열었다고 한다.



지난 19일은 정해진 시간보다 빠른 오후 4시30분경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했으나, 이미 의사당대로는 인파로 북적였다.

오후 5시가 되니 국회의사당대로 반대편 끝 쪽까지 시민들이 들어찼다.

서울과 경기, 대전, 포항 등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은 ”공수처를 설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으나 청년들과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차로를 사이에 두고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인근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연대’가 맞불집회를 열어

“문재인 탄핵”, “조국 구속” 등을 외쳤다.

무대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비보이 공연이 펼쳐졌으나,

그 자리에 참석한 대부분의 노년층은 낯설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검찰은 그동안 부패한 권력을 남용해도 처벌받지 않는 괴물이 되었다”는 은우근 교수 말처럼,

윤석렬 검찰총장 하는 짓을 지켜보며 전두환의 12.12 군사쿠데타를 떠 올렸다.

사실 자유한국당과 노년층의 인기를 업고 정권을 잡으려는 윤석렬의 검찰쿠데타나 마찬가지다.



촛불시민들은 국회의사당으로 자리를 옮겨 ‘공수처설치’ 법안처리를 국회의원들에게 요구하고 있으나,

국회의원들 역시 검찰 못 지 않는 부패권력이다. 윤석렬 검찰총장을 출두시킨 청문회에서 잘 보지 않았는가?

다른 청문회에서는 장관에게도 삿대질과 욕설을 퍼 붓는 사람들이 쿠데타 주역이나 마찬가지인 윤석렬에게

총장님이란 경어를 써 가며 고분고분 말했는데, 윤석렬의 거만한 답변에 간이 뒤집어졌다.

사실 정치자금법에 어느 한 사람 자유로운 국회의원이 있겠는가?



이제 검찰개혁과 함께 정치개혁도 절실하다.

다음 총선에서 부패한 기존 국회의원은 모조리 떨어트리자. 그리고 정당공천제도 바꾸어야 한다.

자신의 뜻보다 소속정당의 논리에 끌려 다니며 온갖 패륜도 마다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을 보지 않았는가?

정당에서 공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당원들이 선출하여 정당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 날은 전 날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전라도 낙안과 순창으로 돌아다닌 탓으로 너무 힘들었다.

여의도로 옮겨 지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사진 찍을 자리 찾기도 어려웠지만, 사람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인파에 밀려다니느라 일찍부터 파김치가 되었는데,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정영신씨를 우연히 만난 것이다.

너무 반가워 뱉은 첫 마디가 “밥 먹으러 가자“였다.



어느 식당에 들려 허급지급 밥을 먹고 있는데, 사진가 하형우씨가 정영신씨에게 연락을 했다.

일찍 현장에서 나를 만났는데, 너무 힘들어 보여 밥이라도 함께 먹으려 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난, 전화를 잘 사용하지 않아 통화하기도 힘들지만, 바뀐 번호를 몰라 예전 번호로 했단다.

뒤늦게 찾아 온 하형우씨와 함께 커피도 한 잔 했다.



그 날 우연히 만난 사람으로는 정영신, 하형우씨 외에도 권홍, 이경희부부, 홍석화씨를 만났다.

그 외에도 케이비에스 김대희기자와 화가 장경호, 김낙연시인도 만났으나,

사진 찍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최고로 힘든 하루였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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