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탐방=돈되는 상권]-인사동 전통문화 거리…복합문화공간 등장으로 활기

안국동 사거리에서 종로2가 사거리 부근까지 약 700m에 이르는 인사동 일대는 1988년 ‘전통문화의 거리’, 2002년 ‘제1호 문화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는 전통업종 점포들과 각종 문화행사 개최 등으로 유명세를 탔고, 현재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또 97년부터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는 ‘차 없는 거리’가 시행되고, 그 적용 시간대가 2003년 주말 전체, 2011년부터는 평일 오전 10시에서 밤 10시까지로 확대되면서 유동인구가 더욱 증가했다. ‘차 없는 거리’ 실시로 유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상권이 더욱 주목받게 됐고, 다양한 업종의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속속 등장했다.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 입구에서부터 토니모리,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등 화장품 로드숍이 들어섰고 스타벅스, 오설록 등 카페 프랜차이즈 전문점도 생겨났다. 이 일대 상권이 변화하면서 기존 갤러리들이 카페를 결합시킨 형태로 모습을 바꿨고, 고풍스러움을 강조했던 전통찻집들도 현대식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새 단장을 했다. 특히 복합문화공간 ‘쌈지길’과 ‘마루’의 오픈으로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는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변화의 물결에 맞닥뜨린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를 다녀왔다.

 

 

[스카이데일리 / 김인희기자]

 

▲ 안국역 사거리에서 종로2가 사거리 부근까지 약 700m에 이르는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에는 골동품,

화랑, 표구, 필방, 전통공예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이 밀집돼 있었다. 그러나 이 점포들이 점차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매장의 등장과 함께 복합문화공간인 ‘쌈지길’, ‘마루’가 들어서면서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의

상권은 변화 중이다. 위 지도는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로 나와 50m정도 직진하면 관광안내소가 보인다. 여기에서 좌측을 바라보면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과거 골동품, 화랑, 표구, 필방, 전통공예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이 밀집돼 있었던 거리였다. 그러나 유동인구 증가 및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중국에서 들여온 공예품 가게가 증가하는 등 ‘전통’이 퇴색되기 시작했다.
 
또 임대료 상승으로 가게운영이 어려워진 인사동내 전통점포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거나 문을 닫으면서 침체되는 분위기였으나, 프랜차이즈 전문들이 잇따라 입점하고 ‘쌈지길’에 이어 최근 오픈한 ‘마루’까지 복합문화공간 겸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인사동의 활력소 ‘복합문화공간’

 

2004년 12월 18일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에 등장한 복합문화공간 겸 쇼핑몰인 ‘쌈지길’은 지하 2층~지상 4층으로 이루어진 나선형 건물로 70여개 공예품점, 문화상품과 기념품 가게, 갤러리, 음식점들이 입주해 있다.

 

 

 ▲ 2004년 12월 인사동에 복합문화공간 겸 쇼핑몰 ‘쌈지길’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쌈지길’이 개점한지 10주년 되는 올해, 지난 9월 17일에는 ‘인사이트 프라자’ 맞은편으로 ‘마루’가 오픈했다. 이번에 오픈한 ‘마루’는 공예품 가게 및 카페, 음식점, 휴식공간, 전시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가 전체적으로 예스러운 느낌이라면 ‘쌈지길’은 세련되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젊은 층 또는 가족단위의 방문객에게 인기를 얻어 인사동의 명소로 거듭났다.
 
올해 개점한지 10주년 된 ‘쌈지길’에 이어 지난 9월 17일에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인 ‘마루’가 개장했다. ‘인사이트 프라자’ 맞은편에 위치한 ‘마루’는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된 신관과 지하 1층~지상 6층으로 된 본관으로 이뤄졌다. 마루에는 음식점과 카페, 작가들이 직접 제작한 공예품 등이 입점해 있고, 휴식 공간 및 전시공간도 마련돼 있다.
 
마루 신관 3층에 입점한 ‘손멋’은 일러스트마켓 협동조합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운영하는 핸드메이드 아트숍으로, 예술과 산업의 중간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 목적이다.
 
‘손멋’에서 일하는 직원은 “다수 손님들이 ‘마루’에 대해 잘 모르고 있지만 처음 ‘손멋’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신기해하고 흥미로워 한다”고 말했다.
 
신관 2층에 위치한 ‘갈중이’는 감물염색브랜드 업체다. 감즙으로 염색된 제주도 민속의상을 뜻하는 ‘갈중이’를 상호로 사용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도를 널리 알리고자 ‘마루’에 입점했다. 이곳에서는 스카프, 가방, 모자, 옷 등 천연염색이 이루어진 제품과 제주도 전통문화를 반영한 수제인형 등을 판매하고 있다.

 

 

▲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 대로변 상가2층에 위치한 ‘갤러리 가이아’는 올해로 12년째다. 소속작가 위주로

전시회가 이루어지고 있고, 대관을 통해 갤러리를 유지하고 있다. 상가 1층에는 20년 된 전통찻집인 ‘머시걱정인가’가 있다.

이곳은 커피와 전통차를 판매하고 있고, 가게 대표는 직접 팔찌와 목걸이를 만들어 찻집 내부에 전시하며 판매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갈중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는 “고급 공예품에 관심 있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으며 고객 연령층은 젊은 층에서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고객들 중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특히 많은데 이들 중에는 제주도를 관광해 잘 아는 분들이 있어 고급스런 제품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이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마루에 대해 “디자이너들에 의해 제작된 수공예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전통적이고 세련된 분위기가 풍긴다”며 “시간대별로 공연이 열리기 때문에 고객들이 문화와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고 평가했다.
 
옷, 가방, 스카프, 손수건 등 규방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는 ‘우리세계’는 복합문화공간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5년간 일했다는 직원은 “우리 가게는 디자인을 연구 및 개발해 상품을 판매 중이고, 우리 것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해 전통유지에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개점한 ‘마루’에 가게를 오픈해 사업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현대식 전통찻집과 갤러리 카페 늘어

 

 

▲ ‘여기쯤’은 갤러리카페 형태로 가게를 운영한지 2년됐다. 기존에 갤러리에서 고객에게 차를 대접하다가

수익을 고려해 갤러리카페로 바꿨다. 갤러리 카페 입구에서부터 산뜻한 분위기를 조성했고, 내부 전시된

그림은 주기적으로 바꾼다고 한다. ⓒ스카이데일리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는 90년대까지만 해도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전통찻집들이 대세였으나, 최근에는 현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전통찻집과 갤러리에 카페를 더한 갤러리 카페 쪽으로 변화는 추세다.
 
‘마루’ 인근의 ‘인사마루 전통찻집’은 지난 4월 개점한 현대식 전통찻집이다. 이곳 관계자는 “현대적 분위기의 전통찻집은 주로 20대 후반의 젊은 층이 선호한다”며 “중·노년층 고객들은 주로 좌식 구조로 된 한옥 전통찻집을 찾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갤러리 카페인 ‘여기쯤’은 원래 갤러리매장이었으나 그림 전시·판매로는 수지가 맞지 ‘갤러리카페’로 업종을 변경했다
 
‘여기쯤’을 2년째 운영하고 있는 대표는 “전시되는 그림을 시간 간격을 두고 바꿔주면서 갤러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전통차, 홍차, 커피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적 인테리어의 ‘전통찻집’이나 갤러리에 카페를 결합시킨 ‘갤러리카페’가 생겨나는 이유에 대해 10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광록화랑’ 대표는 “갤러리에 구경하러 들어오는 고객은 많지만 구매고객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여기에 불경기로 대관은 줄어드는 추세여서 운영이 어려워진 갤러리들이 카페로 업종을 변경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 규방공예품을 판매하는 ‘우리세계’는 디자인을 연구 및 개발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 운영한지는

올해로 10년째이고, 최근 개점한 복합문화공간인 ‘마루’에 가게를 추가로 오픈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30년 역사의 전통찻집 ‘흐린세상 건너기’ 관계자는 “찻집들이 현대식으로 바뀌고 갤러리가 카페로 재탄생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의 인사동에 어울리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인근 부동산관계자에 따르면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의 대로변에 있는 점포는 10평 기준 보증금 4~5000만원, 월세 4~500만원이었고, 권리금은 가게마다 다양했으나 보통 2억원대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대로변 입구의 10~20평사이의 점포의 경우 보증금은 1억원, 월세는 1000만원이고, 대로변 뒤쪽으로 보증금 5000~7000만원에 월세 80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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