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은 궁궐은 아니지만 궁궐보다 더 위세를 누린 집이다.

 

바로 조선 26대 국왕인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의 집이다.

병약하고 무능한 철종이 1863년 자식 없이 병으로 죽는다.

다음 국왕을 누구로 할 것인지 눈치작전이 시작되고 결국 고종이 12세로 즉위한다.

당시 세도를 부리던 안동김씨들은 어린 고종을 조종해 자신들의 권세를 유지할 속셈이었다.

하지만 이하응에 대한 판단이 틀렸다.

 

한때 '상갓집 개'를 자처하며 안동김씨에게 굽신거리던 이하응은 자기 아들이 왕이 되자 돌변한다.

60년 세도정치 척결에 나섰다. 이후 10년 동안 그가 조선의 국정을 끌고 간다.

다만 국왕이 아닌 제3의 인물이 실세가 되는 시스템 왜곡은 지속된다.

조선 말 정치권력이 국왕에게 집중된 상황에서 그 자신이 무능할 경우 국왕의 이름으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세력이 반드시 있다.

 

고종의 경우 처음에는 대원군이, 나중에는 외척 민씨들이 세도를 부린다.

사진은 종로구 운현궁의 사랑채인 '노안당(老安堂)'이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은 이 건물에 주로 머물면서 정치를 했다.

[서울경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