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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자정이 넘도록 술을 마시다, 이틀 날 아침 묘지로 가는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연락이 닿은 김의권씨와 함께 승용차를 끌고 갔으나 주말의 교통체증에 걸려 문제가 생겼다.
변속기 장애로 차에서 타는 냄새가 나드니 백석면 쯤에서 갑자기 멈춰서고 말았다.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택시로 묘소까지 갔으나 모두들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속은 쓰리고 몸은 파김치가 된 상태라 사진 찍는 일마저도 귀찮아 졌다.

버스에 편승하여 행사장까지 갔으나 묘지나 그 곳이나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천상병시상 시상식에 참석하여 올 해의 수상작가 진은영씨의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천상특별미술전 '천목'에 전시된 작품들을 돌아보는 것을 끝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견인하여 정비소에 갔더니 변속기를 교체해야 한다는 사형선고에 가까운 진단이 나왔다.
폐차를 결심하고, 용달차에 짐들을 옮겨 서울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오랫동안 수족처럼 정들었던 차이기도 하지만 당장의 스케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 해의 천상병선생 봄 소풍은 너무나 힘든 소풍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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