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아내가 시인 강 민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어요.
오늘 최백호씨 전람회에서 뵙고 싶다고 했는데,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고 말씀하셨어요.
급하게 준비하여 인사동 "포도나무집에 갔더니, 시인 이행자씨와 먼저 와 계셨어요.
선생님은 반주로 복분자양을 드시고, 저는 막걸리군을 마셨습니다.
잘 먹고 알딸딸하게 취했는데, 아내의 전화가 울었어요.
창원에 사는 김의권씨가 최백호 전시회 때문에 올라 와 "노마드"에 있데요.
이차를 위해 일어 나려는데, 밥 값을 강선생님께서 먼저 계산하셨어요.
고맙기도 하고 미안스럽기도 해, 선생님께 여쭈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마누라 피라도 빨아먹지만 선생님은 사모님도 안 계신데 돈이 어디서 났어요?" 했더니
"나랏돈이다. 왜.." 하시는 거예요.
기초생활 수급자에게 드리는 혜택인지, 기초노령연금인지는 모르지만 가슴 아팠답니다.
예술가들은 왜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야만 하는지...
김의권씨가 기다리는 "노마드"로 선생님을 모시고 갔습니다.
"인사동 유목민" 운영위원회에 참석해야는데, 술을 마셔 걱정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조준영씨와 김상현씨도 와 있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요지만 의견들을 나누고, 시간이 되어 최백호씨 전시장으로 옮겼습니다.
입구에 신성준선생님께서 '아라아트' 문지기라도 된 양, 짝대기 짚고 빙그레 웃으시데요.
말씀은 없었지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처럼 들렸어요.
"니들 끼리만 마시면 되나, 내 입은 입도 아니가?"
201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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