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에 관한 고찰-인간의 탐욕으로부터
여성민展 / YEOSUNGMIN / 呂成珉 / painting
2023_1109 ▶ 2023_1129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어른 1,000원 / 청소년·군경 500원
기타 자세한 사항은 ▶ 홈페이지 참고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_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전시종료 1시간 전 입장마감
2023 겸재 화혼 재조명 기획展 Ⅲ
주최,주관 / 서울강서문화원_겸재정선미술관
후원 / 서울특별시 강서구청_강서구의회
겸재정선미술관
GYEOMJAEJEONGSEON ART MUSEUM
서울 강서구 양천로47길 36
(가양1동 243-1번지) 제1,2기획전시실
Tel. +82.(0)2.2659.2206
www.gjjs.or.kr
겸재정선미술관은 겸재 정선(1676-1759)의 화혼畵魂과 작품 세계, 그 시대의 정신과 전통을 조명하여 오늘을 창조적으로 여는 전시를 계속 개최해 왔습니다. ● 겸재 정선이 끝없는 실험정신으로 정진해 새로운 미술의 길을 개척했듯, 여성민 작가 또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창조하기 위해 새로움에 집중하는 모습이 겸재와 닮아있습니다.
이번 여성민 작가의 『비자림에 관한 고찰-인간의 탐욕으로부터』 전시는 '겸재 화혼 재조명'의 세 번째 기획전시로, 그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는 제주에 위치한 비자림을 다각도로 고찰한 작품을 새롭게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가 그의 다양한 창조적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 아무쪼록 작가가 던진 화두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공감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 겸재정선미술관
에메랄드빛 바다와 오름, 봄기운이 가득한 유채꽃밭, 소담한 돌담길과 아름다운 해안도로, 비자림 산책길. 제주의 풍경은 언제나 소박한 듯 영롱하게 아름답고, 정겨우며 평화롭다. 제주도 중앙에 자리한 한라산을 오래 타면, 잎과 줄기를 잃은 나무 그루터기에 앉길 꺼려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자라다가 잘려 나간 나무의 '한'이 서려 있을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 55는 비자림이 위치한 주소이다. 비자림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체오름, 거친오름, 밧돌오름, 안돌오름, 거슨세미가 위치해 있고, 남쪽으로는 칡오름, 민오름, 족은돌이미, 큰돌이미, 비치미오름이 분포해있다.
한라산 중턱에 있는 수십 킬로 늘어서 있는 비자림 나무는 왜 잘려 나갔어야만 했을까? 기후변화 탓에 죽어 가는 것도 아니고, 가뭄에 수분 보충이 어려워서 죽어가는 것도 아닌데, 아름다운 숲은 인간의 필요라는 목적 아래, 인간의 탐욕이라는 톱에 의해 잘려 나갔다.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비자림의 수많은 나무는 교통의 편리함이라는 목적 아래, 인간의 욕심과 무책임을 갈구하는 손과 그 손에 들린 탐욕이라는 톱에 의해 베어져 나갔다.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와 매연은 하늘의 색을 어둡게 만들었고, 그 하늘 아래 살아가는 사람과 동물, 농작물뿐만 아니라 제주도 우리의 땅에도 많은 해를 입혔다. 환경오염은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점차 심화되고, 결국 우리 자신을 파괴의 길로 이끈다. 역설적으로, 이 땅이 우리와 후손들에게 내린 선물인 자연이 파괴되는 이유는 인간의 '필요'때문일 것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이고, 왜 필요한 존재인가? 비자림의 나무들은 왜 인간의 탐욕으로 잘려 나갔는가?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비자림의 나무들은 왜 잘려 나갔는가?
질문에 답을 해야 할 우리가 먼저 유념해야 할 점은, 나무를 자르고, 풀을 베어낸 톱을 가진 것, 흐르는 물을 머무르게 해 자연의 법칙을 파괴한 것, 그 굴레 속에서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밀고 있는 것도 인간이지만, 단단히 묶인 밧줄과도 같이 얽힌 오염과 파괴, 그리고 파멸의 굴레를 끊어낼 칼을 지닌 것도 인간이라는 점이다. 제주 비자림에서 톱에 의해 잘려 나간 나무들을 보면서, 인간이 탐욕으로 인해 행한 환경의 파괴는 우리의 후손들이 고스란히 돌려받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갈라지고 부러져도 버티고 있는 나무는 각박한 세상을 묵묵히 견디며 자기 치유의 시간을 갖으며, 삶에 찌든 사람들에게 또는 여행자들에게 치유의 시간을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비자림에서 잘려 나간 나무들이 살아왔던 세월이 남긴 나이테를 보며, 우리의 후손에게 그토록 아름답고 귀한 생명이 한때 살아 숨 쉬었음을, 알리기 위해 이를 작가의 망막에 담아 표현해본다. ■ 여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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