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동 사는 신문황씨는 이제 팔순을 갓 넘긴 형님 같은 분이다.
다들 추석이라지만, 갈 곳도 연락할 곳도 없다.
좁은 방을 가득 메운 짐에 치어 누울 자리도 없지만, 항상 싱글벙글 웃으신다.
돈 쓸 줄을 모르니 돈 걱정 없고, 영화를 누려보지 못했으니, 세상 미련도 없다.
길 가다 마음에 드는 그림 주워모아 쪽방을 전시장 만들고,
좋아하는 것들은 다 모아 놓아 백화점을 방불케 한다.
그리움은 액자 속에 넣어두고, 오늘도 살아 있음을 자축한다.
다 부질없고 속절없는 삶이건만, 텅 빈 외로움이 짐이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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