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풍경∙말 풍선
[사진∙말∙천국=Photography∙Text∙Utopia=Photextopia]"
사진∙Photography ↔
아이콘∙Icon-인덱스∙Index-심벌∙Symbol에 관한 썰(說)"
이강우展 / LEEGANGWOO / 李康雨 / photography
2021_1027 ▶ 2021_1109
이강우_말 풍경∙말 풍선 PHOTEXTOPIA_C 프린트_70×47cm_20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갤러리 인덱스
GALLERY INDEX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5 인덕빌딩 3층
Tel. +82.(0)2.722.6635
사진∙이미지! 그대를 향한 헌사(獻辭) ● 사진! 그대와 나는 애증의 관계이다. 이제 나는 그대를 거역할 수 없다. 그대는 나에게 매우 각별하다. 그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 그대와 나는 숙명적 동반자이다. ● 빛으로 농밀하게 빚어진 그대! 참으로 매력적인 그 자국! 진정 그대는 수려하고 화사하고 강렬하고 육감적이고 즉각적이다. 그대를 수놓은 색깔과 명암과 농담도 정말 섬세하고 오묘하고 싸하고 느낌적이다. 그대는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오롯이 낚아채어 과거로 남겨버린다. 그대에게 찰나와 그 연쇄는 자신이 세상에 존재해야할 바로 그 이유이다. 그대는 매순간을 즐기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대의 흔적은 곧잘 존재와 인식이라는 까탈하고 난해한 차원의 문제로 치환된다. 그리고 종종 그것은 신화적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려진다. ● 그대의 시선은 늘 외부로 향한다. 그대는 나로 하여금 세상을 내다보거나 들여다보도록 만든다. 그대는 자신을 통해 나를 반추하도록 유도한다. 그대는 부유하면서 자신을 소비하도록 이끈다. 그대는 과거의 사건이나 장면을 기민하게 현시하고 즉각적으로 지시한다. 그대는 그 힘으로 나의 눈과 의식을 예리하게 찌르고 불현듯 기억을 호명한다. 그리하여 그대는 나로 하여금 과거를 현재로 착시하고 거기에 직시하도록 인도한다. 그대는 얼마든지 자신을 증식하도록 나에게 자신의 몸을 내맡긴다. 진정 그대가 상시적으로 베푸는 복제와 전파의 은혜는 나에게 하해와 같다. 정녕 그대가 보시하는 무한증식으로의 해탈은 인류에게도 축복이다.
이강우_썰(說)-사진과 말의 밀당 Pushing and Pulling between Photography and Saying_
이미지, 거울, 텍스트, C 프린트_108×540cm_2021
이강우_썰(說)-사진과 말의 표리 Two Sides between Photography and Saying_
이미지, 거울, 테스트, C 프린트_90×450cm_2021
이강우_말-말을 해야 한다∙말도 쉬어야 한다∙말은 달려야 한다_
C 프린트, 이미지, 텍스트_18×324cm_2021
자연은 자신의 근원적 질서에 따라 조화로우면서도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인류는 자신의 사회이념과 시대정신과 굳은 욕망으로 대지의 곳곳에 깊숙한 외상(外傷)을 남긴다. 그대는 그러한 현상들을 예리하고 리얼하고 세밀하게 포획하는 남다른 능력을 갖췄다. 그대가 대상을 단일시점으로 납작하게 압축해서 물질화하고 정보화하는 능력은 경탄스럽다. 사각의 평면에 균일하고 균질하게 현시된 그대는 바늘로도 찔리지 않을 만큼 견고해 보인다. 그렇게 정밀하게 구현된 그대의 환영 체는 또 하나의 독자적인 세계 같다. ● 그대는 삶과 사회의 현실에 대한 밀착과 노출에 안성맞춤이다. 진실성의 신화를 몸에 두른 그대가 발휘하는 사회적 영향력이나 여론형성능력도 만만치 않다. 그런 그대를 선점하거나 점유하려는 주체들(개인∙집단)이 벌이는 경쟁은 항상 치열하다. 그대는 인간사(개인∙가족∙단체∙사회∙국가)의 대소사를 전형적인 방식으로 기념한다. 그대는 자신을 통해 성∙연령∙계층∙계급별로 구조화된 질서와 스타일과 그 차이를 노출시킨다. 그리하여 그들 각자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어주고 공고한 제도의 틀을 다시금 각인시킨다. ● 그대는 여행과 찰떡궁합이다. 여행자와 더불어 그 즐거움을 만끽하며 자신의 재능을 한껏 드러 낸다. 그런데 그 이면에 숨은 한 의미가 흥미롭다. 그대는 여행자를 따라가며 곳곳을 배경으로 한 지배자적 형식과 승리적 감각이 어우러진 기념물로 남는다. 이때의 그대는 여행자가 그 장소에 대해 갖는 일종의 정복 내지 소유 의식의 발로이자 그 표상 체라 할만하다. ● 그대가 엄정하고 객관적인 모습을 갖추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대에게는 주체(인간∙사회)의 이념과 의지와 선택과 감각이 필연적으로 개입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대에게 작용하는 그러한 주관성을 어느 정도까지 최소화할 수는 있겠다. 그대는 자신이 가진 어쩔 수 없는 나약함을 애써 방어하거나 감추려하지 않는다. 줄곧 자신에게 밀어닥칠 수많은 간섭이나 압력에 고스란히 자신을 열어둔다. 그리하여 그대는 자신에 대한 각각의 반응과 개입과 재단과 쓰임새를 운명처럼 받아들인다.
이강우_말이 필요 없을 법한 사진 - 뜬 구름 속으로 날아오르다_
C 프린트_112×90cm_2021
이강우_말을 부르는 사진 - 철암 2006_C 프린트_40×120cm_2021
이강우_말을 부르는 사진 - 사북 2006_C 프린트_40×120cm_2021
이강우_내가 말을 가장 많이 쓴 사진–1979 부산마산민주시민항쟁도
_혼합재료_300×1100cm_1999
그대는 화려한 기술과 빼어난 감각으로 나의 눈을 사로잡고 심리와 결핍을 자극하며 욕망을 부추긴다. 결국 나는 그대에게 포섭되어 그대의 포로가 되고 만다. 그대가 던지는 현란한 유혹이나 내밀한 추파를 외면하기 어렵다. 그 누구라도 방심하는 순간 거기로 빨려 들어가 명멸하고야 만다. 그대는 은밀하게 도촬을 즐기다가 예기치 않은 시점에-요사스런 방식으로-전격 등장한다. 그대의-찰거머리 같은-파파라치 컷은 단숨에 사회로 퍼지며 대중의 이목을 확 끌어당긴다. 그리고 수많은 가십과 소문을 횡행하게 만들어 사회적 쟁점을 흐리거나 국면을 전환시킨다. ● 그대는 일상의 친숙한 동반자인 반면 삶과 문화로 포장된 제도이자 구조화된 권력이다. 그대는 자신의 그러한 상반적 면모를 굳이 감추려하지 않는다. 물론 그대는 자신의 그러한 이중성을 교묘하게 위장하거나 은밀하게 숨길 줄도 안다. 그대는 인류의 삶과 문화와 사회에 풍요로움을 안겨준 것만은 아니다. 그대는 지배 권력과 함께 하면서 인류에게 뼈아픈 상처를 안기는 데에 크게 일조해왔다. 아직도 그대는 인류에 대한 관찰∙감시∙관리∙통제∙격리∙통치∙지배의 수단으로 사랑받는다. ● 그대는 나를 두드리고 일깨우고 주무르는 이미지요 물질이요 정보요 미디어이자 메시지이다. 그대는 실재∙허상, 존재∙인식, 기록∙표현, 순수∙실용, 과학∙예술 등의 영역을 부단히 오간다. 그대에게서 여전한 자랑거리는 실재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유사적 재현성이 아닐까? ● 그대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화가가 이미지 생산을 주도하고 일부계급이 그 소유를 독점했었다. 그대의 출현과 산업화와 관련기술 발전은 이미지 생산∙유통∙소비∙소유의 전반을 혁신시켰다. 이제는 폰 카메라와 1인 다중 미디어 시대로 넘어오며 그것의 대중화가 더더욱 촉진 중이다. 그 지형도 많이 변하여 지금은 그대를-예전처럼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라-대중이 주도한다. ● 정보로 치환된 그대는 확장된 유통망과 다양한 소통망을 따라 세상에 상시적으로 전파되고 공유된다. 그대에 대해 사람들이 던지는 각양각색의 시선과 반응(댓글)은 그대를 만든 주체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요로로 자리 잡았다. 이제 그대를 매개로 해서 많은 사람들은 예전처럼 나르시시즘을 은밀하게 탐닉하기보다 공개적으로 즐긴다.
이강우_사진의 문맥을 채집하기 Collecting the Context of Photography_
이미지, 단어, 텍스트, C 프린트_29.7×42cm×10_2021
이강우_썰(說)-사진과 말의 밀당 Pushing and Pulling between Photography and Saying_
이미지, 거울, 텍스트, C 프린트_108×540cm_2021
현재 그대의 활동 반경은 드넓고 그 영역도 다양하다. 인류가 관장하고 있는 가시 세계에서 초거시∙초미시 세계에 이르기까지 손을 뻗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최근 과학∙기술 분야에서 그대가 수행하는 다양한 첨단의 역할과 그 업적은 실로 놀랍다. 그대가 열어주는 비가시 세계의 경이로운 광경들에 그저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 그대는 이 시대의 생생한 화석이자 기념비로 칭송받는다. 그런 만큼 그대는 어떤 절대자로서의 성상에 비견될만하다. 그러하기에 그대는 내게 경외의 대상이다. ● 사진∙이미지! 그대의 수명은 무한하다. 반면 내 인생은 너무 짧다. 아! 사진과 관련하여 한마디를 덧붙이자면... 그대는 나름의 '당파적 관점과 논리'를 등에 업고 세상에 자신만의 '독자적인 존재성(Index)'을 한껏 뽐낸 바 있다. 그런 그대가 한쪽에서는 예술의 바다에 한 다리를 걸친 채 꾸준히 노를 저어왔다. 이제 예술에서 그대는-그대가 펼쳐온 표현의 차원과는 별개로-그대 자체만으로도 예술적 의미와 가치의 대상으로 후하게 대접받는다. ■ 이강우
Vol.20211027d | 이강우展 / LEEGANGWOO / 李康雨 /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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