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에 걸렸나? 인사동 귀신에 홀렸나?




볼 일도 만날 이도 없지만 무작정 인사동 간다.
전화도 멀리하며 몽유병 환자처럼 떠돈다.



병중의 병이지만 나만 걸린 병은 아닌 것 같다.
인사동 나온 사람들이 무슨 볼일 있겠는가?




우크라이나 악사는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연주하고,
또 한 명의 거리 악사는 ‘베사메무초’를 부른다.




향기로운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동산도 없지만
키스할 사람도 없다. 있어도 마스크 걸려 못하겠네.




꼬맹이는 솜사탕을 즐기고 부랑자는 단잠을 즐긴다.
세상살이 길든 사람은 즐길 겨를조차 없다.




길가는 사람은 바람만 날리고, 가게는 파리만 날린다.
있는 놈은 버티겠으나, 없는 놈은 접어야 할 것 같다.




중국 놈들 없어 속은 후련하지만, 장사꾼 마음은 새까맣다.
그래도 새로운 건물은 자꾸만 들어선다.




‘동일빌딩’ 옆에 없던 건물이 떡 버티고 섰네.
눈 감고 다녔는지, 벼락에 콩 볶았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 거리에 그 풍경이나, 카메라 셔터만 날린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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