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인사동에 많은 사람이 몰려 나왔다. 서서히 정상을 찾아가고 있었다.

중국관광객이 없어 예전 같지는 않았으나, 사람들의 발길은 꾸준이 이어졌다.

새로 생긴 악세사리 가게에는 손님들이 미어터졌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빌려 온 카메라가 이틀째 작동되지 않았다.

노출초과로 사진의 계조가 드러나지 않지만, 습관적으로 셔터를 누른다.



 

 

먼저 이태호씨의 '근대짱돌의 역사"전이 열리는 '나무화랑'부터 찾았는데,

텅 빈 다른 전시장에 비해 의외로 관람객이 많았다.

전시된 작품들을 돌아보니 마치 박물관에 들어 선 느낌이었다.




일단 기존 미술개념의 제도적 틀을 깨려는 저돌적 자세가 돋보였다.

주로 일상에서 채집한 짱돌 같은 사물도 있지만, 회화, 목판화, 문자, 영상,

설치, 사진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끌어들였다.


 

장소도 전시장에 국한되지 않았다.

시여, 침을 뱉어라"는 타이포그라피가 첨가된 김수영시인의

목판화 벽보붙이기가 인사동을 비롯한 거리 곳곳에 나 붙었다.

상업광고가 판치는 거리에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미술이 현실에 어떤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찾아냈다.

역사적 사건의 객관적 분석에 의한 인식을 형상화하여 소통을 시도했다.

때로는 웃음을 머금게 하는 풍자로, 때로는 날선 비판으로 메시지를 던졌다.



오래전 어느 매체에 소개된 작가의 말을 아직까지 잊지 않고 있다. 

미술은 성스럽고 순수한 게 아니다. 노동하는 현실과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말이 바로 이태호씨의 작업 태도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미술평론가 김진하씨는 서문에 작가를 이렇게 말했다.

"곧 일흔의 나이를 바라보는 이태호는 1980년 이후 40여 년을 그렇게 줄탁동시啐啄同時와 줄탁동기啐啄同機로 한국미술과 현실의 모순과 허위,

그 단단한 껍질에 미학적 '짱돌'을 던져왔다. 자신도 미술도 거듭나기 위한 그의 깨우침이 사회문화와 역사에 대한 두드림으로 확장된 실천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술과 현실에 대해서 할 말과 할 일이 아직도 많은 그는 청년이다. 한국사회의 허위에 거침없이 짱돌을 던지는 작가다."




이태호 화집발간기념전 '근대짱돌의 역사"전은 5월4일까지 열린다. 



두 번째는 김해에서 올라 온 신미숙씨의 초대전이 열리는 ‘31갤러리를 찾았다.

전시장은 정물과 누드화가 주류를 이루었다.

더러는 유물 단면이 배경이 되어 의아하기도 했으나,

그가 발표한 '가야유물의 회화적이미지 표현' 이라는 논문제목에서 이유를 찾았다.



이 전시는 4월28일까지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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