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가는 동자동 풍경은 쓸쓸하기 그지없다.




한적한 공원에서 김영수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가슴속 울려주는 눈물 젖은 편지~” 어니언스의 ‘편지’였다.



얼마 전 아들을 떠나보낸 황춘화씨는 좋아하는 술도 마다한 채 공원을 서성거린다.
“아~ 재미없는 노래말고 신나는 노래 좀 해봐요”

노래 자체가 슬프기도 하지만, 황씨 취향에 영 맞지 않는 모양이다.



악보를 뒤적이던 김씨가 이번엔 ‘처녀 뱃사공’을 부른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그 노래는 좀 알겠는데, ‘목포의 눈물’ 같은 건 할 줄 몰라요?”
부르는 노래나 신청한 노래나 비슷한 노래인데, 김씨는 수준타령한다.




하닐없이 공원을 돌아다니던 원용희씨가 비시시 웃는다.
한 해를 떠나보내는 송가 치고는 쓸쓸한 풍경이다.




“이건 예고편이고, 내일 경자양 오마 재미있게 한 번 놀아보자고..“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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