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은 약속이 두 군데나 있었다.
오전 아홉시에는 ‘메비우스’관장을 지낸 김곤선씨를 만나 세종로에 있는 ‘7일경제연구소’를 방문하기로 했고,
정오에는 한정식선생과의 오찬약속이 잡혀 있었다.

출근길에 시달려가며 '7일경제연구소' 1층에 있는 커피집에서 박정환 대표를 만났다.
주7일 근무를 주장하는 그는 돈은 가두지 말고 유통시키고 나누어야 한다는 논지를 펼쳤다.
가난한 예술가를 후원하기 배려라는 김곤선씨의 소개와는 달리 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가 짙어 보였다.

기대감이 후회감으로 바뀌었으나, 내색않고 물러났다.

정오 무렵에는 한정식선생 사무실로 찾아갔다.
생일 턱으로, 몇일 전부터 내가 좋아하는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약속을 잡으신 것이다.
삼청동에 있는 ‘긴자 바이린’까지 가서 돈가스를 사 주셨는데, 너무 고마워 황송스럽기 그지없었다.
일인분 18,000원이나 했는데, 난 왜 우리 동네 분식집에서 파는 3,900원짜리 돈가스가 그리웠을까?
그 맛에 길던 것인지, 아니면 비싼 가격에 주눅 던 건지, 맛을 제대로 모르겠더라.

‘테라로사’커피 집으로 옮겨서는 한정식선생의 여러가지 말씀을 들었다.
요즘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선생께서 커피도 드시지 않으면서 왜 이곳으로 데려 왔을까?
쓴 커피보다 달콤한 자판기 커피만 좋아하는 나의 더러운  입맛도 잘 아시면서...

오로지, 내 아내인 여성 한 사람을 위한 배려였다.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난 김기찬, 김수남, 김영수씨는 모두 애주가인데 반해,
육명심, 강운구, 주명덕, 황규태, 이완교선생 등 대부분의 원로사진가들이 술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사진은 감성보다 이성이 먼저라는 말씀을 하셨다.
선생의 말씀에 공감은하지만, 그걸 깨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사진이 예술이라면, 최소한 감성이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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