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큰 횡재했다.
내 평생 처음으로 ‘라이카’란 카메라를 만지게 되었다.
글로벌시장을 찍는 고향 후배 하재은박사가 카메라를 보내 온 것이다. 조그만 콤펙트로 찍는 것이 마음이 걸렸다며,

자기가 쓰던 LEICA V-LUX를 아내 편으로 보내왔다.


그렇잖아도 사용하던 Nikon COOLPIX P310가 맛이 가, 후레쉬도 터지지 않고 초점이 불투명해 걱정하고 있었는데,

환상의 카메라를 갖게 된 것이다. 술집을 돌아다니며 찍는 나로서 과분한 카메라였다.

어두운 곳에서 초점이 짝짝 들어맞으며, 400미리 줌까지 달려있으니 날아가는 새 거시기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망원렌즈 기능은 내게 필요가 없다. ...


다행스럽게 요즈음은 전당포가 없으니 잡혀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여지것 카메라는 소모품에 불과하니 편하고 싼 카메라가 좋다고 나발 불어재겼는데,

그런 말 할 자격조차 사라져 갑자기 부르조아가 된 기분이다.

술과 함께 놀아야하는 카메라라 “개 발에 닭 알”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고맙게 잘 쓸게요. 그렇다고 기록이 예술로 둔갑하진 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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