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의 사진가 마동욱씨의 인사동 출입이 요즘 잦다.
닥아 오는 6월 15일부터 열릴 인사동 ‘토포하우스’의 개인전 준비와 사진집 제작 때문이란다.
‘눈빛출판사’에 들릴 일이 있다던 지난8일, 오후6시쯤 인사동서 만나기로 했으나,
갑작스런 일거리가 생겨 두 시간이나 늦춘 것이다.
그동안 하지권, 최광호씨 사진전에도 들리고, 인사동거리를 지나는 연등행렬도 찍었다지만,
미안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무슨 일로 두 시간이나 기다릴까 궁금했었는데, 느닷없이 돈 봉투를 내민 것이다.
지난 번 김보섭씨 전시장에서도 촬영비 선금이라며 십 만원을 주었는데, 이번에는 이십만원이었다.
사진하는 이들의 어려운 형편을 빤히 아는 터라 받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말은 부탁한 일 값이라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그의 마음을 모를 리 없다.
년 초에 살기 힘들어 유료 포스팅 ‘문화알림방’을 한다는 글을 올릴 때부터 제일 먼저 신청하더니,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선금까지 줘가며 마음 써 주는, 그 따뜻한 인정에 한 마디로 감동 먹은 것이다.
자기도 선배처럼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적극적인 방법으로 이겨냈다며 자신감도 심어주었다.
아무튼 그 고마운 뜻에 보답하는 길은 이번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끌도록 돕는 일 밖에 없었다.
야간열차 타려 서울역으로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처다 보며 혼자 생각했다.
“아직은 괜찮은 세상이구나. 저런 분이 있으니, 세상에 희망을 가져도 되겠구나!”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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