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통포럼 멋글씨 체험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보이는 브라질 대표 클라우스

리몰리팔(오른쪽)과 인도 대표 스미타 프라카쉬.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붓 잡는 법부터 배워볼까요? 호랑이가 먹이를 물듯, 엄지손가락을 세워 꽉 잡으세요.”

 1일 오전 서울 인사동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 멋글씨(캘리그래피) 작가 강병인(51)씨가 손을 들어보이자 외국인들이 뚫어져라 쳐다본다. ‘문화소통포럼(CCF) 2014’에 초대받아 서울에 온 유럽과 아시아·미주 등 16개국 문화계 대표들은 ‘춤’과 ‘꽃’ 두 글자를 써보는 한글 붓글씨 체험으로 한국 문화가 지닌 맛을 즐겼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대표 최정화)이 주최하는 올 행사 주제는 ‘움직이는 문화, 움직이게 하는 문화 그 힘은 어디서 오는가?’이다. 한글이 지닌 조형 원리와 미감을 설명하는 강씨 설명에 모두 흥이 나서 앉아 있지 못하고 서서 글씨를 쓴다. 먹 냄새가 그윽한 실내는 글씨 쓰기에 빠져든 사람들 열기로 훈훈해졌다. 한글의 에너지에 취한 듯 붓을 휘두르는 참석자들 얼굴이 달아오른다.

 “춤 자는 실제 춤을 추듯이 써야 합니다. 처음에는 단정하게, 자, 이제는 막춤을 추듯.” 바르고 고른 춤 자를 쓰다가 점차 흐드러진 춤 자로 넘어가니 ‘렛츠 댄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카트린 슈비요 프랑스 로댕박물관 관장은 “자연의 본질을 꿰뚫고 그대로 표현하는 글자라 한글을 다시 보게 됐다”고 했다. 스미타 프라카쉬 인도 아시아뉴스인터네셔널 프로그래밍 디렉터는 “상징과 현실을 아우르고 있는 문자 조형 원리가 흥미롭다”며 붓에 먹물을 듬뿍 찍었다.

 참석자들은 강병인씨가 직접 써준 한글 이름을 각기 받아들고 ‘원더풀’을 연발했다. 올 문화포럼은 2일 토론회를 거쳐 문화소통의 밤으로 마무리된다.

중앙일보 /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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