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동안 가장 중점을 둘 것은 생활속에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예, 생활형 공예품 개발입니다. 한마디로 대중화죠” 지난 1월 11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장 최정철의 일성이다. 취임 100일에야 나온 일성, 늦은감이 있다. 진흥원이 해야할 일, 하고 있는 일을 파악하고 비전을 세우느라 걸린 시간이라고 했다. 직원들은 워커홀릭 원장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인터뷰 하는 1시간 남짓 동안 계속해서 직원들이 방문을 두드렸다.

대중화를 큰 비전으로 잡은 최 원장은 2014년부터 소비자와의 접점 확충, ‘문화역 서울 284’의 활성화, 공예인증제 시행을 꼽았다. ‘공예품’에는 자개함, 놋쇠 그릇, 도자기만이 전부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공예는 전통’이라는 생각만 하지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있는 생활용품이 공예라는 인식은 없다”며 인식 전환을 위해선 접점을 많이 마련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봤다. 작품이자 상품인 공예품의 유통망을 개선하는 것도 주 업무로 꼽았다.

최원장은 현재 인사동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형 갤러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문화역 서울 284와 최근 개관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청와대 사랑채 등 관광객이 많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집중 공략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지난 12월에 개최 약 3만 2000여명이 다녀간 ‘공예트렌드페어’처럼 신진작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행사도 늘릴계획이다. 다만 DDP입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형태나 컨셉이 정해진 바가 없어 고민중이다. 지나치게 상품위주의 공간으로 포지셔닝 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공산품이기전에 공예품으로서 의미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진흥원 역할이 아직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예품은 말 그대로 손으로 만드는 예술입니다. 하나를 만드는데 들어간 작가의 노력과 기술을 인정해 주어야합니다. 그게 안되면 저렴한 ‘made in china’제품만 범람하게 됩니다” 


최정철 공예디자인진흥원장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공공디자인 부문에 대한 고민도 계속된다. 근대 유산인 ‘문화역 서울 284’의 활성화를 계획했다. 적극적인 기업유치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아주 작은 시도로 관람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까페부터 준비하겠다고 했다.

‘공예인증제’는 지난 3년간 준비해온 프로젝트다. 산업제품의 ‘KS마크’처럼 공예품에 대해 진흥원이 품질을 보증해주는 제도다. 전 분야를 실시하기엔 예산과 시간의 제약으로 올해 도자분야만 먼저 시범운영한다. 연구소를 통해 건강에 문제가 없는 재료를 사용했는지, 100% 국내 생산 흙인지 등을 판단하고, 진흥원이 인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최원장은 몇 가지 현안을 꼽았다. 국빈이 왔을때 선물할 만한 한국을 대표하는 공예품이 없음을 지적했다. 좋은 작품이나 상품은 많지만 러시아의 목각인형, 일본의 민예품 처럼 대표적 상품을 개발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문화부 내에 산재한 공예관련 단체들의 통합도 필요하다고 봤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나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도 공예품을 다루고 있다. 정책ㆍ제도의 체계적 관리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서도 통합을 고민해야한다고 조심스럽게 제언했다.

최원장은 한 손에는 전통계승 다른 손에는 대중화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맡은 셈이다. “출발이 반이고 본인 열정이 있다면 다 바뀔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2014년이 기대된다.


[헤럴드 경제]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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