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은 오후1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정선에서 밤늦게 돌아와, 그동안 등진 컴퓨터와 씨름하느라 날밤을 깠기 때문이다.

뭘 좀 먹어야 했으나, 밥 때를 놓쳐버렸다.
중국집에서 짜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 먹을 심산으로 내려오는데,
2층에서 김정길씨가 봉사하는 학생들을 대동해 짜장면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동자동 ‘성민교회’에서 베푸는 짜장면 나눔이라는 것이다.
쉽게 굳는 짜장면을 배달하는 일이 예사 일은 아니다 쉽었지만,
고맙게 받아들고, ‘얼시구나’하며 방으로 들어왔다.


아니라 다를까 짜장면은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한 올 한 올 풀어 비벼 먹었더니, 꿀맛이더라.
시장이 반찬이란 말도 있지만, 바삐 나누어 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에 더해
먹기 위해 공들인 내 손 맛까지 곁들였으니, 어찌 맛있지 않을소냐?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고 나니, 인사동으로 나오라는 호출이 연이었다.
인사동 ‘보고사’갤러리에서 정기호씨 전시도 열리고,
평창올림픽을 홍보하는 미녀들도 인사동에 나온단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친구와의 술 약속이다.


오늘은 일진이 아주 좋은 것 같다.

사진, 글 / 조문호











부활절을 하루 앞둔 지난 토요일 정오 무렵,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부활절 연합감사예배 및 짜장면 나눔 행사'가 열렸다.

‘전국노인, 노숙인 사랑연합회’에서 주최한 이 날 부활절 감사예배는 봄기운이 완연한 날씨라 많은 사람들이 몰려 나왔다.

동내 주민들 보다 대개 처음 보는 외지 분들이 많았는데,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도 많았다,

‘제사보다 젯밥’이라 듯이 다들 예배 후에 주는 짜장면을 기다리는 듯 했다.

짜장면을 싫어하는 사람이야 없지만, 노숙인들에게는 별미 중 별미일 것이다.

봄바람에 실리는 연주가 분위기를 띄어주었지만, 차례대로 이어지는 설교에 참석자들의 표정에 지루감이 묻어났다.

예배가 끝나고 짜장면 급식이 시작되자 질서정연하게 짜장면을 받아먹었다.

두 줄도 채 받지 않았는데, 처음 받은 사람은 다 먹어버렸다.

너무 맛있어 단숨에 먹었는지, 량이 적었는지는 모르지만 다들 잘 먹었다.

부활절 계란을 선물로 나누어주기도 했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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