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1월23일

▲ 조문호 사진가



사자성어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감탄고토 (甘呑苦吐)’란 말이 있다.

입에 발린 칭찬이나 좋아하며 건전한 비판도 수용하지 못하는 오늘의 세상을 말하는 것 같다.

국회청문회나 특검에 나온 피의자들이 좋은 질문에만 답하고 불편한 질문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오늘의 상황도 ‘감탄고토’의 전형이다.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든다는 적반하장(賊反荷杖) 또한 정치판은 물론이고, 사회전반에 널리 퍼져있는 현상이다.

건전한 비판이라면 스스로를 반성하며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도대체 받아들이려 하지를 않는다.

고질적인 이러한 풍토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지만, 새삼스레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진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저지른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추태를 탓하기 위해서다.

말썽을 일으킨 사진가는 강원도 최북단 저도어장(猪島漁場)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장공순씨다.

그가 지난 5일, 서울 강남에 있는 사진.미술 대안공간 ‘스페이스22’ 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문제의 발단은 본지에 정영신기자의 전시리뷰가 소개되며 일어났다.

더구나 전시리뷰를 쓴 기자는 30여 년 동안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어온 사진가이고,

전시작가보다 한 참 선배이기에 작가를 위한 충언에서 비판을 할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시작가가 이를 수용하여 재도약의 기회를 삼기는커녕 기사를 삭제하라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것이다.

3일간의 집요한 요구에 못 이겨 기사를 내렸다지만, 그건 아니다 싶다.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당사자의 가슴에 상처로 남을 것이 안쓰러워 내렸다지만,

전시를 열었다는 자체는 작가 개인의 일이기에 앞서, 전시를 관람하게 될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할 언론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한 것이다.

전시된 ‘저도어장’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남북군사분계선과 접하고 있어 평소에는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다 매년 4월부터 12월까지만 고성지역 어민들에게만 개방되는 곳이다.

작가는 단순히 저도의장의 풍경을 담은 것이 아니라, 납북어부들이 많았던 비극의 바다였고 애환의 바다라며

바다의 풍요로움과 희망, 분단의 생채기를 함께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작업노트에 적고 있다.

그러나 전시된 사진에는 어민들의 애환을 담기보다는 일반적인 바다풍경이나 어부들의 어로작업이 담긴

전형적인 아마추어 사진인의 시각이었다.

정영신 기자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생채기 ‘저도어장(猪島漁場)’전‘이란 제목의 전시리뷰에서 ‘작가의 작업노트와는 달리

전시된 작품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바다풍경과 해녀, 어망 작업사진이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

차라리 최북단이라는 지역의 특색을 살려 실향민들에 대한 애환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전시였다“며

솔직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비단 정영신기자 뿐 아니라 많은 사진전문가들의 공통된 아쉬움이고 지적이었다.

그렇다면 작가로서는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앞으로의 작업에 참고하여 재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했으나,

자기도취에 빠져 비판 자체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진집까지 출판하며 전시를 갖는 우월감에, 행여 자신의 입지에 누가 될까 안절부절 한 것이다.

평생을 배워도 모자라는 것이 사람 사는 이치이고, 머나먼 창작의 길인데,

그러한 자만이 도사리고 있는 한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자만에 의한 안하무인의 작가가 어디 한 두 사람이겠냐 마는 어떻게 기자가 쓴 전시 리뷰를 지우라고 할 수 있는지 상식 밖의 일이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이런 사례는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더구나 작가는 오래전 일이지만, 지방지인 ‘고성신문’의 기자로 일한 적도 있다고 한다.

언론의 역할이나 기자의 책무를 잘 아는 자가 행한 일이라, 그 뻔뻔스러움에 더 어안이 막히는 것이다.

현재 ‘수협’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어 사회적 지위로서도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위치에 있다.

이제, 이런 이기주의적이고 사리분별 못하는 자들은 더 이상 발붙이게 해서는 안 된다.

달콤한 말은 독이요. 쓴 말은 약이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명심하기 바란다.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12월1일

▲ 조문호 사진가


지난 주말(26일)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촛불집회는 눈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90만에 이르는 인파가 전국을 메워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 많은 국민들이 들고 나와 곳곳이 북새통이 됐지만, 단 한 건의 탈도 없이 평화롭게 잘 마무리 되었다. 정의와 인정이 살아 있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성숙한 문화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시위였다.

그러나 정작 국민을 그토록 분노하게 만든 당사자는 막가파처럼 그냥 청와대에 버티고 앉았다. 국정을 농단한 죄가 명명백백한데도 검찰수사까지 거부한 채, 나라를 막장으로 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늑대 같은 전두환은 결단력이나 깡패 같은 의리 하나라도 있었고, 여우같은 이명박은 눈치라도 볼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무능한 박근혜는 결단력은 물론 눈치코치도 없다. 아예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 아니 인간이 아닌 것 같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는 대통령 복이 없는지 모르겠다. 뛰는 국민에, 기는 대통령인 꼴인데, 오늘 따라 노무현 같은 국민을 위하는 진정한 지도자가 그립다.

더구나 박근혜는 아랫도리 이야기로 국민들을 더 쪽 팔리게 만든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먹고 자는 것처럼, 섹스도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면 놀아도 어느 정도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놀아야 한다.

과거 한 커뮤니티에 올라 온 ‘박씨 일가의 엽기적인 사생활’이라는 제목의 글은 ‘당시 20대였던 박근혜가 아버지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 최태민과 놀아난 것은 박정희의 엽색 행각만큼이나 엽기적이다“고 했다.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여성의 말에 따르면 박근혜와 최태민이 놀았던 다음날 아침의 침실은 피임기구들과 변태적 성기구들이 널려있어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박근혜가 ’7인회‘란 늙은이들에게 집착하는 것도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최태민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말까지도 떠돈다.

속담처럼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냐마는, 온통 섹스 스캔들로 세상을 추접스럽게 만들고 있으니, 속이 시끄럽다. 그러한 소문을 입증할 근거가 하나 둘 밝혀지는데도, 당사자는 사과나 해명은커녕 꿀 먹은 벙어리처럼 모르쇠다.

그가 2010년에만 강남지역의 호텔을 무려 백번이나 들렸다고 한다. 처음엔 사흘에 한 번씩 서울시내 호텔에서 외부인사와 면담을 가졌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많다.

또한 비아그라를 고산병 치료목적으로 구입했다는 청와대의 발표와는 달리, 한 매체는 비아그라를 구매했던 시기에 고산병 전문 치료제도 별도로 구입했다고 보도해 비아그라 구입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그리고 비아그라 의혹에 이어 프로포폴을 사용했다는 등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이야기까지 줄줄이 나온다. 약물의 등장은 국정을 뒤흔들어버린 ‘박근혜 게이트’를 순식간에 ‘관음증’ 수준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려면 사생활까지 다 까발려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커녕, 인간의 자격도 없는 무능한 대통령을 뽑은 국민의 책임 또한 크다. 그래서 국민들이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그 권력을 환수한다고 내려오라고 외쳐대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짓밟은 박근혜와 달리 평화로운 촛불시위로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니, 아마 깔보는 것 같다. 오히려 폭력을 불러들여 상항을 바꾸려는 명분을 기다리는 것 같지만, 이젠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그 날 청계광장에서 열린 ‘물러나라 쇼’에서는 가수 안치환이 나와 자신의 히트곡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바꾸어 부르기도 했고, 광화문에서는 가수 양희은이 나와 ‘상록수’를 불러 노랫말의 의미로 시민들을 울리기도 했다. "근혜는 아니다~ 근혜는 아니다~"란 노랫소리가 북한산에 울려 퍼졌고, 시위에 나선 빈민들도 “박근혜 방 빼~, 박근혜 방 빼~”란 구호를 리듬에 맞추어 외치기도 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딱딱한 구호대신 재치와 해학이 담긴 깃발도 곳곳에 등장했다. 비아그라를 풍자한 “비우그라‘,”하야그라’가 등장했고, 청와대가 고산병 예방약으로 샀다는 해명에서 따온 ‘한국고산지 발기부전 연구회’라는 단체 이름도 생겨났다.

아무튼 국민들을 단합시키고, 성숙한 축제를 만들어 응어리 진 한을 풀게 해준 공로는 인정하지만, 이 추운 날씨에 더 이상 국민들을 힘들게 하지마라. 하루빨리 이성을 찾아,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하야하라. 더 이상 지체하면 나라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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