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날, 인사동 ‘통인화랑’에 감성의 꽃이 피었다.

 

'통인화랑'에서 김제민, 허보리, 신수진, 이창남, 김정선,

이광호, 이만나, 한수정, 이정은씨 등 아홉 작가의

꽃 그림을 초대해 ‘화론’전을 개최한다.

 

작가들의 꽃은 과거에서 유래한 아름다움에 대한 기억의 일부이자

회화적 지속성의 구실이며 현실의 투영이다.

 

김정선의 확대된 꽃들은 심리적인 기억을 되 뇌이게 한다.

 

이만나의 '기둥'은 두렵기도 하고 저항할 수도 없는 생명의 거대한 집합체다.

 

김제민의 그림은 무성한 잡초를 그려 식물과의 교감을 다루고 있다.

 

신수진이 추구하는 이미지는 자연의 근원적 힘에 맞닿아 있다.

그 어느 씨앗 못지않게 수많은 꽃잎과 생의 단위들을 정연하게 생산 한다.

 

이광호는 섬뜩하도록 앙증맞은 선인장 꽃 봉우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탐스러운 사과 한 바구니와 화병 속의 꽃을 그린 이정은의 정물화는

갈색고양이 한마리가 화면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이창남의 그림은 잊을 수 없는 심리적 감성이 깔려 있다.

단순한 슬픔이나 황홀감이 아니고 복합적 감수성이다.

 

한수정은 확대된 꽃과 주변부 묘사를 통해

현실과 허구의 공간을 넘나들며 우리의 시선을 기만한다

 

꽃과 잎으로 화면을 채운 허보리는 진화된 새로운 지점을 찾아 나선다.

애써 인식하지 않는 것처럼 무심하거나 무던하다.

 

계절 따라 자연에서 피어나는 꽃구경도 좋지만,

작가마다 다른 감성을 드러내는 '화론' 꽃그림은 또 다른 울림을 준다.

꽃 그림 보러 인사동 가자.

 

전시는 4월11일까지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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