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삶을 사신 철학자 신성준 선생께서 세상을 떠났다는 부음을 받았다.

뇌출혈을 일으켜 갑자기 돌아가셨다며, 인사동 유목민에 빈소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며칠 전 윤명철씨가 발견하여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늦었다고 한다.

독일 사는 조카에게 연락이 닿아 그나마 혈연이 빈소를 지킬 수 있었다.

 

지난 5일 오후6시 무렵, 빈소를 차린 유목민에 갔더니,

독일에서 온 외조카 유수선씨와 조카 신대식씨를 비롯하여

윤명철, 노광래, 전활철, 최유진, 강찬모, 김명성, 조해인, 이명희씨가 있었다.

 

일찍은 박상희씨가 다녀갔고, 늦게는 방기식씨와 김상현씨도 조문을 왔는데,

김상현씨는 암과 투병중인 환자가 아니던가?

 

빈소에 걸린 영정사진이 젊은 모습이라 낯설기도 하지만,

고인의 영전에 술 한 잔 올려 편안한 안식을 기원했다.

 

먼길 떠나는 노잣돈이라며 돈봉투를 내놓았더니, 노광래씨가 필요없다며 돌려 주었다.

술 값은 독일에서 온 외조카 유수선씨가 부담한다며...

 

고인은 독신으로 사셨으니, 걸릴 것 없이 편하게 떠나신 것이다.

장례식장보다 유목민에 빈소를 마련한 것도 잘 한 것 같았다.

 

5일은 인사동 유목민에서 조문객을 맞고,

6일은 노광래씨가 운영하는 시네갤러리에서 맞을 것이라 한다.

 

생전에 두 곳을 가끔 들리기도 했지만, 유목민처럼 사시며 술을 즐겼으니

고인의 뜻도 같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인의 삶처럼 자유롭게 이승을 떠돌며  삶을 하직한 것이다.

최유진씨는 장례문화도 이처럼 다양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해는 화장하여 조카가 사는 독일로 옮겨 갈 것이라는데,

절차가 까다로워 보름정도의 시일이 걸린다고 한다.

 

삼가 고인의 극락왕생을 빕니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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