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Family

 

류준화展 / RYUJUNHWA / 柳俊華 / painting

2020_0916 ▶ 2020_0929

 

류준화_Green Famil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224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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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1 4층

Tel.+82.(0)2.722.7760

 

 

식물을 전면에 내세운 그림으로 전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고 익숙한 녹색 식물보다는, 화분에 옮겨 심어져서 나와 일대일 관계가 형성된 꽃과 잎을 그렸다.

 

류준화_꽃이 피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112cm_2020

 

거실 한 귀퉁이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화분들을 볼 때마다 가족 같다는 생각을 한다. 모양도 크기도 다르고, 나의 집까지 오게 된 경위도 다르고, 자라난 환경도 성장조건도 다른 아이들이 한 집에 모여 살아서다. 어떤 아이는 사막에서, 또 어떤 아이는 열대우림에서, 또 어떤 아이는 이웃집 마당에서 건너오기도 했다. 식물들도 자신의 고향으로부터 얼마나 먼 여행을 하고 있는가.

 

류준화_대화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5cm_2018

류준화_대화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5cm_2018

 

인간의 삶도 별반 다를 것 같진 않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낯선 곳으로 이주한다. 필연, 우연, 그리고 인연으로 발이 멈춘 곳에 뿌리를 내린다. 수십 수백 광년 별을 관찰하는 시대에 '고향' 이란 것이 있기는 한 걸까. 지구촌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이주민이지 않을까.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자연환경도 달랐던 사람들이 지금은 가족으로 이웃으로 함께 살고 있다. 나의 거실 한 귀퉁이에 모여 애기 손가락 같은 새순을 틔우고, 잎의 가지 수를 늘리며, 서로의 성장을 지켜보는 화분들처럼 한국은 이미 작은 지구촌이 되었다.

 

류준화_Hu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2.7cm_2018

류준화_함께 자란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145cm_2018

 

2014년 세월호 참사가 가져온 절망과 슬픔을 마주하고, 그 허망함 속에서도 우리는 새로운 사랑과 희망의 씨앗을 틔워냈다. 진실을 건지고 슬픔을 나누기 위해 팽목항으로 달려간 수많은 시민들. 세월호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을 담았던 '기다림' 연작에 이어, 이번 작품은 팽목항에서 느낀 생명의 소중함과 공동체의 온기를 일상의 식물에 담으려 했다. 따뜻한 공동체를 꿈꾸는 희망의 씨앗을 화분에 심고, 물을 주고, 꽃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 류준화

100년 동안의 날개 짓
류준화展 / RYUJUNHWA / 柳俊華 / painting
2019_1226 ▶︎ 2020_0112


류준화_나혜석_캔버스에 유채_41×31.8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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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2019년을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2020년을 시작하는 전시로 갤러리 담에서는 여성에 대한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류준화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다. 인류의 반인 여성에 대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여성의 자리는 부수적인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여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해온 류준화 작가의 전시를 갤러리 담에서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에서 대한민국으로 오기까지 애를 쓴 여성분들을 작가는 헌화를 하듯이 그려내고 있다.


류준화_김란사_캔버스에 유채_41×31.8cm_2019

류준화_김명순_캔버스에 유채_41×31.8cm_2019


작가는 꽃이 가진 생명성을 돌아가신 여성들의 모습으로 변환시켜서 표현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최초의 서양화가이면서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고초를 받은 미술계의 나혜석 님은 물론 사회운동을 적극적으로 해온 김란사, 윤심덕을 비롯하여 최초의 동아일보 여기자 이면서 사회주의 여성운동가로 알려진 허정숙님의 초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나라 근 현대사에서 새로운 문물과 정신의 표상을 이끌고 있는 각 분야의 여성들을 작가의 필치로 재조명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된다. ■ 갤러리 담


류준화_최영숙_캔버스에 유채_41×31.8cm_2019


혈흔 같은 꽃을 달고 나의 그림 속을 종횡무진 했던 바리데기 소녀들이 사라졌다. 사라진 건 소녀들만이 아니라 작업의 재료와 형식도 바뀌었다. 성장통, 발설되지 못한 상처, 경계를 넘어서려는 욕망의 꽃들이 사라진 소녀들의 자리에 거대한 꽃 날개가 되어 남았다. 소녀들은 이제 신화 속에서만 살지 않는다. 100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여성들이 되어 돌아왔다. 교육의 세례를 받은 최초의 신여성들, 자신의 욕망을 알았던 근대여성들이 죽어가던 아버지의 생명을 살린 바리데기이지 않을까? 하는 질문으로부터 이번 작업은 시작되었다. 여성들의 초상을 그리면서 왠지 붓과 물감으로만 화면의 맨 살을 만나야 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꽃을 그리고 싶었다. 치유의 꽃들이다. 이웃으로, 벗으로 함께 살아갈 것이라 생각했던 지인들이 너무 많이 나의 곁을 떠났고, 올 봄에 바위처럼 단단했던 엄마가 나무토막처럼 쓰러지셨다. 꽃은 나의 기도이다.



류준화_목단꽃날개001_캔버스에 유채_145×112cm_2019

류준화_목단꽃날개003_캔버스에 유채_91×72.5cm_2019


존재의 내장 같은 꽃들을, 끊임없이 자아와 싸우는 피의 시간을, 피고 지는 생명의 순환을, 부활하는 영혼의 꽃 날개들을 그려야 했다. 투명하게, 맑게, 붓이 지나간, 내 감정의 움직임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꽃들을 그리고 싶었다. 상승인지 하강인지 모를 꽃 날개들의 꿈틀거림. "나 여기 있어요."라고 외친다. 피고, 지고, 무한 반복되는 꽃들의 역사 사이로 100년 전의 여성들의 초상이 "나 여기 있었어요"라고 화답한다. 나혜석, 윤심덕, 최영숙, 김란사, 최은희, 허정숙, 김일엽, 권기옥, 김명순... 화려한 색을 입고 어깨에 머리에 꽃을 달고 오늘을 사는 여성이 되어 환생했다. 1919년 항일운동의 기점을 통과하며 여성의 직업을 확장시켰던 신여성. 가지 않은 길을 모험하며 경계를 넘었던 언니들의 치열한 싸움의 도정이 점점 빨라지는 붓의 속도로, 소용돌이치는 꽃잎의 깃털로, 100년 동안 쉬지 않고 날갯짓하고 있다. 날갯짓하다 보면 바람이 일겠지. 바람이 세상의 끝, 보이지 않는 모든 존재를 일으켜 세우겠지. 나는 매일 꽃을 그리며 기도한다.



류준화_목단꽃날개004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19


작업 노트를 수정하는 날, 걸그룹 카라 출신의 가수 '구하라 자살' 속보가 떴다. '설리'에 이어 또 한 명의 아름다운 아이가 생을 마감했다. 남성 문인들의 독설과 난도질에 고국을 떠나 타국의 정신병동에서 생을 마감했던 한국 최초의 소설가 '김명순'이 동시에 떠올랐다. 100여 년 전의 일이 2019년 현재까지도 너무나 닮았다. 꽃을 더 그려야겠다. ■ 류준화



Vol.20191226a | 류준화展 / RYUJUNHWA / 柳俊華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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