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숭 이야기를 그리는 한국화가 김현정 작가가 6월 1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층 전시장에서 개인전 ‘2014 내숭올림픽’을 연다. 지난해 6월 개인전 이후 1년 동안 준비한 작품을 선보인다. ‘폼생폼사: 순정녀’ ‘내숭: 수고했어, 오늘도’ ‘내숭 우연을 가장한 만남’ 등 출품된 작품들이 하나같이 재미있다.

작가는 참신한 발상과 주제, 표현기법으로 “당돌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국화단의 유망주이다. 정통 동양화의 이론과 기법에 기초하여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의 ‘내숭 이야기’ 시리즈 중 하나인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내숭올림픽’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서울 양재시민공원에서 일상생활 속의 운동을 포착하고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내숭 이야기’는 타자의 시선에 스스로를 옭아매는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한편, 그러한 자화상의 인식을 계기로 속박된 자아의 해방을 지향한다. 작가는 ‘내숭’이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자기긍정의 에너지’다. 작가의 마음속 속살을 고백하듯 긍정과 위안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작품들이 ‘청춘의 고민’을 담아냈다면, ‘내숭올림픽’에서는 ‘아줌마’와 ‘아저씨’의 해방공간인 근린공원에서 느껴지는 감성의 편린들을 담아냄과 동시에 어른으로서 책임감과 성장에 관한 작가의 고민들도 함께 엿볼 수 있다. 6월 21일 작가와 관람객들이 함께 하는 체험프로젝트(‘나도 작품의 주인공’)가 진행된다. 도슨트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작가는 서울대 동양화과를 전공하며,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했다. 현재 서울대 대학원 동양화과 석사과정 중에 있으며, 안양예술고등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젊은 동양화 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수묵담채 기법으로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고, 속살이 훤히 비치는 자신의 몸에 한지를 붙여 화려하게 옷을 입힌, 상큼하면서도 발칙한 작가의 ‘내숭 이야기’에 빠져보자(02-736-1020).



국민일보 /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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