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독립영화 감독, 동아일보 신춘문예 입상, 음악 잡지 기자, 뉴욕주 클라리마이너 화랑 국제공모전 대상, 전위 해프닝 그룹 '제4집단' 멤버. 이익태 작가의 독특한 이력이다. 존재와 미학의 탐닉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전방위 예술가 이익태의 전시 'Everyone Pierrot'가 갤러리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위트와 페이소스의 상징 '피에로(Pierrot)'를 주제로 한다. 빨노파 밝은 원색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지만, 전해지는 정서의 무게는 묵직하다. 파격과 도전으로 향하던 시선을 조금 더 안으로 돌려 모두의 내면에 가장 가까운 이야기를 완성했다. 진정한 정체성의 모호함, 폭소 뒤에 숨긴 고뇌와 슬픔. 삶을 살아내는 우리의 '웃픈' 현실을 거울처럼 비춘다.

 

이익태 작가는 '세상이라는 무대에 등장한 우리는 모두 광대다. 사회적 지위, 빈부의 격차,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각자의 희비극을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라고 말한다.

한지에 칠한 아크릴과 오일파스텔 등의 재료는 '피에로'가 가진 희비극의 다층적 의미와 감각을 잘 표현한다. 뭉근히 섞인 색과 문질리고 으깨진 질감이 독특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화면과 색의 구성에서 작가의 노련함도 드러난다.

 

이익태 초대전 'Everyone Pierrot'를 통해 그 누구도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고 살아가지 않는다는 공감. 그 공감 안에서 고단한 삶을 견디는 안도와 위로를 전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갤러리 위-

 

2020.1.31


의왕 사는 박완호씨는 인사동 광대이기를 자처한다.



2019, 8.


그는 시집 ‘내가 꿈꾸는 배려’를 낸바 있는 시인이다.
인사동 거리 축제만 있으면 어떻게 알았는지 달려온다.
어떤 때는 가장행렬 앞줄에 서서 지휘자 행세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화려한 복장으로 지나치는 이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2019, 8.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오는 단 하나의 이유는 인사동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칭찬하는 이 없다. 여비는 커녕 차 한 잔 사주는 사람 없어도 관계없다.
행사가 없는 날도 인사동 거리를 오가며 광대 임무를 다 하지만,
마치 미친 사람 취급하듯 눈길도 주지 않는다.



2020.1.31


지난 1월31일 밤늦은 인사동 거리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다.
울긋불긋한 화려한 복장이라 금방 알아 볼 수 있었다.
너무 반가워 카메라를 들이대니, 포즈를 취해주며 말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인사동, 선생님 뿐입니다”.




인사동 무명광대가 살아 있는 한 인사동의 풍류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진, 글 / 조문호


201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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