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안고 산을 보다

신철균展 / SHINCHEOLKYUN / 申澈均 / painting 

2023_0419 ▶ 2023_0425

신철균_경계-산운_한지에 수묵_142×200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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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3_0419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동덕빌딩 B1

Tel. +82.(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산이 있어야 숲이 있고 숲이 있어야 산이 그윽하다.' ● 저녁노을이 꼬리를 감추고 어둠과 함께 땅거미가 찾아들기 시작하면 산은 그 많은 풍광과 사연을 차곡차곡 안으로 감추며 단지 검게 웅크린 평면의 형상으로만 다가온다. 태양의 빛에 반사되어 보여 지던 풍경과는 또 다른 모습이고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기도한다. '낯에도 빛이 있듯이 깜깜한 밤에도 형상은 있는 것이다.' 태양의 빛이 우리에게 모양이 다르게 보여지게 할 뿐, 해가 뜨나, 해가 지나 산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그곳에 있다. 빛의 소멸消滅과 함께 시각으로부터 색과 원근은 물론 수많은 내용도 함께 사라져가는 시간의 경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경계, 새벽과 아침의 경계, 색이 있음과 없음의 경계, 黑(墨)과 白의 경계 등등 자연이 변화하는 길목에 있는 경계의 시간에서 빛이 없어져도 볼 수 있는 사물의 본질과 느낌을 먹으로 표현하고자 여러 해 동안 노력 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색을 최소화 하였으며, 형상을 과감하게 자르고 생략하는 구도를 설정하기도 하고 단순화시키기도 하며 감상자와 작가의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단순히 검은 먹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선염과 적묵의 방법으로 먹을 쌓아 올려 산의 웅장함과 자연이 품고 있는 그 내면의 울림을 담고자 노력하였다. ■ 신철균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142×199cm_2020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95×205cm_2022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134×170cm_2023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190×94cm_2023

그의 산수는 필 보다는 묵을, 기(氣) 보다는 운(韻)을 지향함이 여실하다. 빠르고 강한 일필의 유혹을 모나지 않은 유연한 필선으로 대체하고, 대상의 명료함 대신 그윽한 수묵의 운용을 통해 표현해 내는 그의 산수는 그래서 장중하고 무거운 깊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기(氣), 혹은 기세의 표현은 필(筆)이 지니는 장점이다. 강하고 분명하며 그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쾌한 속도감과 호방한 운동감 등은 필의 운용에서 기대되는 효과이다. 그러므로 필은 직접적이고 남성적이다. 이에 반하여 묵(墨)은 상대적으로 정적이며 소극적이다. 그러나 묵은 두터움과 깊이를 제공해 준다. 기(氣)가 직접적으로 종을 때리는 쇳소리라면, 운(韻)은 이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와도 같은 것이다. 당연히 기가 있어야 운이 생성되는 것이고, 운이 있어야 기는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분명 실경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는 자연에 대한 관찰과 교감을 통해 자신을 투영하고 그 결과를 조심스럽게 화면에 표출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산은 두텁고 친근하며 깊이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그가 포착한 대자연의 운(韻)이다. 그가 적잖은 작품의 명제를 「산운」(山韻)이라 함은 이러한 연유일 것이다.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지름 120cm_2022
신철균_경계-어스름_한지에 수묵_80×180cm_2022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95×205cm_2022

 

그의 화면은 대체로 검고 어둡다. 수묵화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의 수묵은 맑고 두터우며 깊이 있다. 반복적인 선염과 적묵을 통해 이루어지는 수묵의 두터움은 탁함을 기본으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수묵이 맑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물에 대한 그의 장악력과 이해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그는 탁함을 통해 맑음을 드러내고, 어두움을 통해 밝음을 표현하는 모순되고 상충되는 가치를 수묵을 통해 표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 중략) ■ 김상철

 

Vol.20230419c | 신철균展 / SHINCHEOLKYUN / 申澈均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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