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원씨의 ‘달항아리’전이 22일부터 27일까지 '인사아트프라자' 1층 그랜드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이 열리는 지난 22일 건축가 임태종씨를 만나기로 한 장소가 바로 그 전시장이었다.
사진을 차일피일 미루다 그날 전해주기로 한 것이다.
마침 개막식을 앞둔 시간이라 전시작가를 비롯하여
유 준, 정영신, 박흥순, 손병주씨 등 반가운 분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전시된 작품들은 80년대 보았던 민중미술 계열의 작품과는 사뭇 달랐다.
그 당시는 정치 현실에 대한 비틀기식의 비판적 발언에 통쾌함도 맛볼 수 있었다.
이홍원씨는 작품에 문신을 끌어들인 적도 있었다.
그의 작품관이 풍자와 해학에 기조를 두었기에 문신에 관심을 둘 만도 했다.
‘문신회화’는 그림에 그림을 더한 것이라 또 다른 회화의 방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대체적으로 그림을 재미있게 그리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의 비판은 마당놀이에서 뱉는 걸쭉한 농담이나 냉소같은 뼈있는 농담이었다.
비판이란 놀이 같은 속성에서 움직이는 것이라 이홍원이 추구하는 ‘재미있는 그림’과 맥을 같이 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 중에는 달항아리 그림에 느닷없이 마리린 몬로가 그려지기도 했다.
동서양의 이질감을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보기엔 편치 않았다.
그 외에는 동화적인 작품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개막식이 시작될 무렵, 전시장을 빠져나와 ‘부산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몇년 만에 '부산식당'의 생태탕을 맛보았는데, 그 맛은 여전했다.
돌아가신 '부산식당' 주인 조성민씨는 참 인정 많은 분이었다.
가난한 예술가들 전시장에 나타나 축의금 전해 준 식당주인은 그분이 유일했다.
15년 전에 찍어 드린 그분 입상 사진이 아직도 '부산식당'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지키고 있었다.
사람은 떠났지만 사진은 남은 것이다.
임태종씨 덕에 모처럼 '부산식당'에서 생태탕으로 맛있게 먹었는데,
‘TEXT BOOK’이란 처음 본 와인까지 선물 받았다.
차 때문에 못 마신 술을 집에서 마셔보았는데, 와인 맛이 귀가 막혔다.
G7이 내가 마시는 유일한 와인인데, 이제 그 술은 못 마실 것 같았다.
이처럼 간사한 게 인간임을 어쩌겠는가?
임선생! 고마워요.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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