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을 돕는 전시 ’함께 맞는 비‘가 지난 27일 막을 내렸다.

자선전을 주관했던 주홍수감독을 비롯한 운영위원들의 적극적인 섭외로 소기의 성과는 거두었다.

전시가 끝나는 날 작품을 실어왔는데, 뒤늦게 주감독 전화를 받았다.

가져 간 작품을 다시 작업실로 보내달라는 것이다. 그것도 정영신씨 작품까지...

 

장애학생을 돕는데 기여한 것만도 고마운데, 나까지 도움 받게 된 것이다.

장애학생을 돕고 가난한 작가에게도 도움 주는 것이 전시 취지지만, 주홍수 감독의 세심한 배려 덕분이었다.

주홍수씨는 만화가이자 에니메이션 감독으로 KBS와 MBC, 중국 등에서 자신의 작품이 방영되기도 한 인기작가다.

지금은 ‘한국경제신문 게임톡’에 ‘주홍수의 삼라만상’ 칼럼을 연재 중이다.

작가적 역량보다, 항상 사회적 약자에게 보내는 따뜻한 마음이 더 아름답다.

 

지난 30일 주감독이 찍어 보낸 영등포 도림로 139길에 있는 작업실을 찾아갔다.

2년 전 주감독 후암동 작업실에 초대받아 술 마신 적이 있어,

후암동 이웃으로서의 친밀감이 항상 앞섰는데, 도림동으로 옮겨간 줄은 전혀 몰랐다.

네비 따라 갔더니, 2대철빌딩 4층에 ‘마나가네’란 카페를 겸한 작업실이 있었다.

입구에는 소녀상이 지키고 있었고, 그 위에 자리잡은 주감독 캐리커처가 ‘마나가네’ 로고였다.

그런데, 주감독이 그림 에세이집 ‘토닥토닥 쓰담쓰담’ 한 권을 선물로 주었다.

 

얼마 전 인사동 ‘유목민’에서 본 적이 있는 책인데,

비정의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안타까운 모습이 익살스럽거나 재치있게 묘사되어 있었다.

 

고달픈 삶을 다독여주는 정겨운 그림들과 수필이 어우러져, 그만의 아름다운 시어를 토해냈다.

가진 자보다 버림받거나 소외된 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애정 어린 시선이 아름답다.

 

책을 펼쳐 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 대가리 털 나고 이런 작가 서명은 처음 받아 본다.

징그러운 내 꼬라지까지 그려놓았더라.

 

 

‘아마존의나비’에서 출판된 ‘토닥토닥 쓰담쓰담’(240페이지) 책값은 16,020원이다.

                          세종도서에 선정된 인기 서적으로, 바쁜 일상에서 스스로를 위안하는 좋은 책이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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