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화암면 북동리에서 ‘G갤러리’를 운영한
김형구씨가 인사동 ‘31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하는 첫날 전시장을 찾아갔는데, 한참을 헤매었다.
인사동을 훤히 아는 내가 헤매니, 같이 가던 정영신씨가 한 말 하네.
‘31갤러리’는 ‘경인미술관’ 방향인 인사동10길에 있었는데, 문이 잠겨 있었다.
돌고 돌아 찾긴 찾았는데, 인사동 큰길가 ‘동일빌딩’으로 옮겼더라.
늦을세라 허겁지겁 이 층으로 올라갔더니, 김형구씨가 반갑게 맞았다.
이미 여러 손님이 오셔서 작품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김형구씨 작품은 오래전부터 보아왔지만, 그만의 독창성이 있다.
자연을 그리지만 자연 속에 인간의 삶이 배어있는 것이다.
이번에 전시된 그림들은 함백의 탄광촌 이야기였다.
작업실을 정선에서 함백 신동으로 옮긴 지가 한참 되었단다.
주제가 자연에서 꽃 그림으로 바뀌었는데, 검붉은 꽃은 광부에게 바치는 꽃이었다.
묵직하고 분방한 손길의 질감과 강렬한 색조가 광부의 힘과 한으로 전달되었다
도발적이고 즉흥적인 붓질, 이질적인 분할과 통합에 의한 시간의 재해석 등
그만의 심리적 표출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그리고 물감을 덩어리째 화폭에 발라 부조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나이프 페인팅의 묘미란 입체적 형상성에 있지 않은가?
마띠에르기법에 의한 회화 특유의 물성을 느낄 수 있다.
숱한 꽃 그림을 보아왔으나 이렇게 슬픈 꽃은 보지 못했다.
입체적으로 떨어지는 꽃잎이 그토록 처연할 수 없었다.
대작 좋아하는 세상에 오밀조밀한 소품이 많은 것도 또 하나의 특색이다.
대작보다 아담한 소품이 사는데도 부담이 덜하지 않겠는가?
인사동에 함백 꽃구경 가자. 광부에게 바치는 슬픈 꽃을...
전시는 10월 26일까지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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