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콜라주- 한국현대사

 

신학철展 / SHINHAKCHUL / 申鶴澈 / mixed media 

2021_1006 ▶ 2021_1101

 

신학철_한국근대사_콜라주_79×103.5cm_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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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1 4층

Tel.+82.(0)2.722.7760

 

 

신학철의 한국현대사 - 그 뿌리, 포토꼴라주 ● 신학철의 포토몽타주·포토콜라주에 의한 『한국근대사-한국현대사』 연작은 한국현대미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점을 차지한다. 작업 내용과 형식, 군부독재에 대한 저항, 미학과 정치의 관계성, 기타 문화운동 등에 있어서 작가와 미술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주요한 실제적·이론적 실례가 되어서다. 그만큼 신군부가 등장하던 시기와 궤를 맞추며 등장한 신학철의 『한국근대사』 와 『한국현대사』 는 이후 80년대 민중미술의 핵심적 가치로, 지금까지도 현실주의적/비판적 형상성의 주요한 미학적 모범으로 작동하고 있다. ● 1970년대 초 전위미술 단체인 AG의 실험미술로부터 시작해서, 80년대 민중미술 시기를 관통하며 현재에 이르는 40년은, 오로지 『한국근대사』 와 『한국현대사』 작업에 화가 자신을 투여한 궤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1983년 『한국근대사-종합』, 2002년에 완성된 20m의 『한국현대사-갑순이와 갑돌이』 , 현재 진행하고 있는 40m가 넘는 초대작을 비롯한 여타의 회화연작으로 이 포토콜라주는 신학철의 자전적 체험과 역사적 의식을 미적인 메시지로 전환해준 주요한 어법이자 기법이었다. 최종 완성작이자 대형의 포토몽타주 회화들은 우리들의 눈에 익지만, 기실, 이 작업의 가장 중요한 원천적 뿌리인 에스키스이자 독립된 작품이기도 한 포토콜라주 원작은 발표가 된 적이 그리 많지 않고 또 회화에 비해 조명을 받지 못했다(1980년대 초반 초기작들은 여러 잡지와 전시를 통해서 많이 알려진 바 있으나, 이후 회화가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으면서 콜라주 작업은 상대적으로 공개의 기회가 별로 없었다). 실제 사진과, 사진을 복사한 한국 근현대사의 도상(신학철은 이 사진들을 리얼리티 그자체인 오브제로 여긴다)을 채집-맥락과 주제에 맞게 선별/분류-그것을 상호 연결하거나 축소/확대복사를 통해서 특정한 형상으로 조합-이를 변주해서 콜라주 하는 과정이 신학철 작업과정의 뼈대라 할 수 있다. 작품마다의 특정한 소재이자 내용적 서사로 형상화한 이 원안의 콜라주야말로, 신학철의 『한국근대사』와 『한국현대사』를 가장 래디칼하게 반증하는 신학철 어법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신학철_한국현대사_포토콜라주_77.8×48cm_2013
신학철_한국현대사-6.25(통곡)_포토콜라주_107.7×87cm 2018
신학철_한국현대사-10.26_콜라주_78.87×58.8cm_2013

신학철의 한국현대사 속 신체들은 왜곡되고, 뒤틀리고, 해체되고, 또 재조립된다. 그러나 그 신체들은 결국 또 다른 형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내용적 단서이고, 우리가 결과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 형상에 의한 상징의 영역이다. 화면에 단서로 제시된 인체와 그를 결합한 서사적 주제의 배후에서 조형적·심리적 힘으로 좀 더 심층적 소통을 작동시키는 건 만드는 건 바로 이 형상성 때문이다. 작가의 체질, 무의식적 의지, 기억, 그리고 체험 등이 어우러지면서 풍기는, 작가와 떼려고 해도 뗄 수가 없는 체취 같은 것 말이다. 신학철에게 있어서 이는 그의 언어를 이루는 음소이자, 엄밀하게는 그의 포토콜라주와 몽타주회화를 가로지르는 힘줄이자 신경망이라 하겠다. 예민한 촉수로 세계의 비극을 감지하고, 물리적 폭력으로 분절·해체된 사람들의 신체를 자신이 원하는 에너지로 재조립하는 것인데, 이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이미 숱한 사건과 죽임으로 분절된 이름과 신체들을 다시 호명해서 그 비정형적인 혼을 위로하는 일종의 제의라 하겠다. ● 바로 그 죽음으로부터 다시 살려내려는 무의식적 의지. 생명성. 신학철의 작품에서 그렇게 재조립된 인체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 보고 드러내야만 비로소 역전의 에너지가 발현하는 장(Field)이자, 그런 에너지가 용트림하는 형상으로서의 실체다. 화면의 몸은 바로 그런 욕동하는 생명의 현장이고. 신학철의 형상이 이처럼, 기괴한 그로데스크로 전락하지 않은 이유는 역사적 팩트와 자신 내면의 무의식을 긴밀하게 콜라주한 그의 조형적 능력 때문이기도 하다.

 

신학철_한국현대사-관동(간토)대지진(한국인 학살)_포토콜라주_77.8×108cm_2011

1980년대 민중미술 시기를 관통하며 현재에 이르는 40년간, 『한국근대사』와 『한국현대사』 작업에 화가 자신을 온통 투여한 궤적을 보라. 어째서 그런 이해하기 어려운 작업에너지가 그에게선 가능할까. 그것은 그가 작업을 머리로만 하지 않아서다. 한국현대사와 자신의 자전적 일대기가 결합하고, 또 미술과 역사와 정치가 두루 얽히는 혁명에의 열망이 여전히 그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리라. 그런 자전적 체험과 역사적 의식을 미적인 메시지로 전환해준 주요한 어법이자 기법인 포토콜라주 형식이 그에게 여전히 재미를 주어서 그렇기도 할 것이고. 수많은 사진을 채집해서 의도한 맥락과 주제에 맞게 선별하고, 그것을 상호 연결하거나 축소/확대복사를 통해서 특정한 형상으로 조합한 신학철의 포토콜라주와 회화는 이제 그 자체가 한국현대미술에서는 신학철이라는 이름의 포토콜라주 장르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것은 한국현대미술에 있어서 일대 사건이지만, 동시에 한국현대사에서 변혁기 문화운동을 추증하는 에너지이자 원기소이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의 양심과, 정치·사회적 실천과, 조형적 특성을 통일시킨 작가는 드물다. 신학철이란 사람이 곧 그의 작품과 일치된 미술이라고 느끼는 이유다.

 

신학철_한국현대사-자유(5.18)_콜라주_78×54cm_1994
신학철_한국현대사-초혼곡_콜라주_182.7×51cm_1995

올해 78세인 신학철은 여전히 현역 화가다. 혼자 숱한 이미지를 오리거나 변형하면서 아주 긴 시간 콜라주로 에스키스를 하고 더 큰 회화로 정교하게 옮기면서, 오로지 자신의 몸으로만 그 지난한 작업 과정과 노동을 견딘다. 거기에서 여전히 긴 시간이 걸리는 포토콜라주와 엄청난 대작의 회화가 완성된다.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 힘이 "쎈" 작가로 여겨지는 것이리라. 바로 진짜 사람인 작가의 힘으로 말이다. ● 이번 전시는 그동안 제작했던 콜라주 소품 중 작가에게 남아있는 170여점 가운데 50여 점으로 구성한다. 상당 부분 미발표작이다. 대략 90년대~2019년 사이에 제작된 작품들이다. ■ 나무화랑

 

Vol.20211004e | 신학철展 / SHINHAKCHUL / 申鶴澈 / mixed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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