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손녀 하랑이가 왔다.

아들 내외와 녹번동에 왔는데, 그 사이 기저귀 찬 처녀가 되어있었다.

문제는 준비해 둔 수박사탕을 너무 일찍 준 게 탈이었다.

요즘 말하는 정도가 아니라 언어 구사력이 대단하다는데, 커서 앵무새 같은 아나운서 될까 걱정한 탓일까? 사탕을 입에 넣고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정영신씨가 정선에서 얻어 온 두릅을 챙겨 주며, 만지산 집에 불난 이야기를 꺼냈다.

집에 불났다는 소식에 마음 편한 자식이 있겠냐마는 오래된 필름 태운 걸 안타까워 했다. 여지것 많은 분들이 걱정하며 위로했으나 아무도 해결 방법을 조언해 준 사람은 없었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하나 알려 주며 해결할 사람까지 주선하겠단다.

또 하나 들려준 소식은 몰고 다니던 고물차가 퍼져 장모님이 차를 사 주었단다.

하랑이는 끝까지 사탕을 입에 물고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사진, 글 / 조문호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술가 후원으로 만드는 만지산 ‘예술창고’를 기대 하세요 (0) | 2021.05.10 |
---|---|
고맙습니다. 이제 털고 일어서겠습니다. (0) | 2021.05.08 |
액운 버리려 찾아 간 ‘귀신사’ 발원에 화답이 돌아 온 건가? (0) | 2021.05.04 |
정여사의 취미생활 (0) | 2021.04.26 |
만지산 집 살구나무 (0) | 2021.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