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사원 The Temple of Light
조현익展 / CHOHYUNIK / 趙鉉翼 / painting.installation 2013_0403 ▶ 2013_0416

조현익_King Power(Flash-I-1209119)_조각상, 향, 병, 감속모터, 타공철판, 도르레, 놋쇠,전기촛불, 케이블, 조명장치, 쇼핑백, OHP ,테이블, 사운드장치_가변설치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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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403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관훈갤러리KWANHOON gallery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1,2,3층Tel. +82.2.733.6469www.kwanhoongallery.com

조현익 작가는 차가운 금속 표면에 시크한 여성의 이미지를 극화시키는 젊은 작가로 부각되고 있다. 작가는 회화의 정격성(authenticity)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회화의 영역확장가능성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한다. 작가가 나타내려고 하는 주제는 여성이다. 그것은 여성에 대한 신성(神性)의 의미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원초적인 노력과도 같다. 여성성과 대비되는 차가운 메탈의 표면에 여성의 가장 에로틱한 얼굴표정을 그려낸다. 그러나 작가의 구성에서 에로스로 일관되는 삶의 격정과 또 다르게 불길한 죽음의 분위기가 엄습해온다. 성(聖)과 속(俗)이 둘이 아니고, 삶과 죽음을 시간 속에서 구분할 수 없으며, 아름다움과 추함은 서로를 돋보이게 도와주듯이 작가의 작품 속에서는 대비되는 속성들이 서로 밀고 당기는 가운데 팽팽한 긴장을 이룬다. 노자의 '난이상성(難易相成)'이라는 말은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를 완성시킨다."는 뜻이다. 금속 표면의 차가움과 여성의 따뜻한 체온의 대비는 서로 다른듯하지만 영원히 한 몸일 수밖에 없는 죽음과 에로스의 변증적 이중주를 완성시킨다. ■ 이진명

 

조현익_King Power-sacred and secular_조각상, 향, 병, 감속모터, 도르레, 놋쇠,조명장치, 케이블, 테이블_가변설치_2012

                                    조현익_King Power-saint_쇼핑백, 타공철판, 전기촛불, 케이블, 사운드장치, 테이블_가변설치_2012

숭고함과 희망이 넘치는 '빛의 제단'을 세우다 - (중략) 상처와 두려움으로 승화한 팜므파탈 ● 사랑의 배신은 작가에게 여자라는 존재를 전혀 알 수 없는, 혼란스러움으로 인도했다. 이제 여자는 사랑과 욕망의 대상이 아닌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두려움은 경외심을 낳는다. 그리고 경외심은 신성함으로 연결되었다.「메두사」라는 팜므파탈의 존재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수많은 갈래의 머리칼은 메두사의 얼굴을 휘감고 있던 뱀의 형상과 다름아니다. 이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신성시는 사원의 제단으로 확장되었다. 팜므파탈의 메타포인 흡혈귀가 제단 주위를 돌아다니듯, 그의 작품은 철판 회화에서 사원 공간으로 확장되어 간다. 성적 메타포로서의 촛불 그림을 그려왔지만, 이제는 실제 촛불과 철판 오브제의 구성으로 전시장은 하나의 사원이 되었다. 흡사 19세기 고딕소설 속의 배경을 보는 듯, 그의 작품 분위기는 묘한 어두움과 음습함이 휘감게 되었다. 제단과 팜므파탈의 대비는 성(聖)과 속(俗)으로 대변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블로그에는 '위딘 템테이션(within temptation)'이라는 고딕메탈 그룹의 노래가 끊임없이 무한반복된다. 제단으로 둘러싸인 '메두사의 방'을 나갈 수 있는 출입구를 찾을 수가 없듯이. 이렇듯「빛을 모으다-메두사의 방」은 성과 속이 혼재해 끊임없이 순환하는 '우로보로스'의 공간이다.

 

조현익_The Altar of Light(Flash-I-1205115)_부식된 철판, 유채, 혼합재료, 스크래치,

타공철판, 나무패널, 조광기, 전기촛불, 케이블, 쇠사슬, 갈고리_370×732×80cm_2012

 

                                  조현익_Medusa(Flash-S-1204114)_부식된 철판에 유채 및 혼합재료, 스크래치_312×244cm_2012_부분

"희망은 좋은거죠, 가장 소중한 것이죠,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영화『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앤디가 형무소에서 레드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현익에게 지난 작업은 점점 다크 사이드로 빠져드는 다스베이더처럼 욕망과 사랑과 배신과 슬픔, 두려움을 표출하는 해방구였다. 그러나 최근의 작업에서 좀 더 다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태국 여행 때 방콕의 어느 한 사원에서 발견한 부처와 누드여인 조각상 오브제가 시작이었다. 이를 통해 탄생한 작품이 바로「왕의 힘」. 성과 속의 충돌을 좀 더 위트있게 비튼 작품이다. 지난 작품들의 음습함이 걷힌, 좀더 밝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작가는 11월에 예정된 중국 여행에서 좀 더 발전된 모습의 설치 작품을 구상 중이다. 내밀한 개인 연애사에서 좀 더 확장된 인간상과 역사로 작업의 외연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듯 나는 앞으로 보여줄 '빛의 제단'이 있는 사원이 좀 더 밝은 느낌의 사원으로 변모했으면 좋겠다. 그가 이제는 과거의 욕망과 배신과 슬픔에서 벗어나, 다양한 삶의 즐거움과 사랑의 희망을 찬양하는 그런 사원 말이다.

 

조현익_Ophelia(Flash-S-1214124)_부식된 철판에 유채 및 혼합재료, 스크래치_244×122cm 2012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은 '사계'라는 연작 작품에서만 '공포'의 요소를 뺀 것으로 유명하다. 그 중 '봄'편이 앞에 이야기한「쇼생크 탈출」이다. 앤디 듀프레인이 찾았던 희망의 땅 '지후아타네호'를 찾아가면서 레드는 이렇게 말한다. "부디 국경을 무사히 넘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내 친구를 만나 따뜻한 악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태평양이 내 꿈에서처럼 푸르름으로 가득하기를 희망한다. 나는 희망한다." 그가 진정한 사랑에 빠져 희망이라는 사랑으로 더 나아갈 때, 그의 작업 세계는 더 광활한 제 2막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 류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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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익_Light, Cut Myself(Flash-S-1308140)_부식된 철판에 유채, 혼합재료, 스크래치_122×122cm_2013

본인에게 있어 삶이란 욕망으로서의 자아에 기인하여 그것에 반응하고 그것을 초월하려는 결연한 의지의 여정이다. 욕망하는 본인에게 있어 빛과 어둠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이원성은 언제나 내면의 반성적 자아를 눈뜨게 만들었다. 이러한 빛과 여성의 상징성은 삶의 격정을 통과한 하나의 신성한 성전(聖殿)으로 다가오며 무의식 속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심연과도 같다. 여성은 거룩한 빛의 여신이 되기도 하며 암흑과 공포의 메두사(Medusa)가 되기도 한다. 빛과 어둠, 환희와 공포, 낯섦과 신비로움, 성(聖)과 속(俗),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고 가는 빛의 양면적 속성이 그것이다. 관객의 시선에 반응하고 응시하는 여인의 제스처, 낭자하는 주체와 타자간 보이지 않는 욕망의 흔적들을 통하여 삶과 죽음의 격정을 보여준다. ● 인간이 스스로 구축해 놓은 사회적, 제도적 맥락의 거대한 성전은 인류 역사상 엄연히 존재하나 이것조차도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잉여물에 불과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예술가로서 이러한 지점을 수면 밖으로 드러내는 역할이 앞으로 본인이 지향해야 할 예술가적 태도가 될 것이다. ■ 조현익

Vol.20130403d | 조현익展 / CHOHYUNIK / 趙鉉翼 / painting.instal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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