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초상

 

김준기展 / KIMJUNKI / 金埈基 / installation

2020_1118 ▶ 2020_1129

 

김준기_平安民國圖_RGB LED 라이트박스에 아크릴 거울,혼합재료_90×540cm_

2020김준기_平安民國_한지 캐스팅_400×600cm, 가변설치_2020

 

 

김준기 블로그_blog.naver.com/forevertrace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충북문화재단

관람시간 / 10:30am~06:00pm

 

갤러리밈

GALLERY MEME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3 2,3,4전시장

Tel. +82.(0)2.733.8873

www.gallerymeme.com

 

 

『타자의 초상』은 2015년 발표된 『타자의 풍경』 개인전 이후 5년이 지나 준비하는 제 10회 김준기 개인전이다. ● 7회(2013년), 8회(2014년), 9회(2015년)를 거쳐 발표된 「타자의 초상」과 「타자의 풍경」작업은 아버지의 초상을 통해 바라본 나의 모습과 생성하고 소멸하는 풍경의 편린들을 거울에 새긴 작업들이다. 거울의 뒷면을 긁어내어 벗겨진 흔적사이로 투과된 수십만 개의 작은 빛들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나의 작업은 타자의 존재와 삶에 대한 이야기로 재현이라는 끊임없는 그리기(새기기, 긁어내기)의 행위와 그리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시간적 사고, 거울과 빛이라는 낯선 재료가 만나 파생되는 여러 층위의 결합에 의해 서술되어 진다. 내가 보기와 생각하기, 새기기의 과정에서 던지는 지속적인 질문은 존재와 삶에 관한 것으로 어떤 시간과 공간속에서 가벼워지고 사라지는, 어쩌면 소멸되어 가는 현대인들의 불안하고 공허한 심리와 과잉으로 치닫는 욕망의 덧없음, 그 찰나적인 감정과 기억을 '빛 그림'이라는 나름의 방법으로 그려낸 것이다. ● 이번 전시 역시 개인적인 서사와 가족의 사건, 심리적 풍경에 관한 것이라는 점은 이전의 작업들과 동일하다. 그러나 개인적 서사의 발현을 통해 표현된 최근의 작품들은 형상 그 자체의 힘으로 개인의 자아성찰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시대에 만연되어있는 불안과 불평등 등 현시대의 구조적인 문제로도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왜냐하면 기존의 작업이 아버지의 삶과 죽음에 대한 아들(작가)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아버지를 추모하고, 아버지와 같은 듯 다른 자아의 위치를 확인하는 내밀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번 작업은 불혹(不惑)에 결혼하여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아들(작가)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과 데쟈뷰 되듯 피 말리는 힘겨운 노동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면서 대면한 날것의 '나(자신)'를 통해서 타자의 존재와 삶에 대한 대상화와 물화를 경험하고, 이렇게 대상화(對象化)되고 물화(物化)된 '나'를 통해서 '나'에 대한 '너' 뿐만 아니라 '그'나 '그것'으로까지 사고를 확장 시킨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일자(一者)의 내밀한 서사는 표피적인 형상(形象) 너머의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시대적인 서사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기_타자의 초상-반장님_RGB LED 라이트박스에 PC 거울,

혼합재료_150×100cm, 120×90cm, 122×94cm, 가변설치_2020

 

 

복층구조로 이루어진 3, 4전시장에 전시될 「타자의 초상-반장님」시리즈는 거대한 건설의 현장에서 하루하루 다른 이름과 쓰임으로 소모되는 막노동을 통해서 대상화되고, 물화되어 스스로를 잃어버리고 찾기를 반복했던 경험을 토대로 제작된 자화상 작품들이다. 피가 마르는 힘겨운 노동의 현장에서 시작된 반복된 자아 찾기의 편린이 모인 반장님 시리즈는 '타자화'된 '나'로 진입하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날것의 '나'를 가감 없이 표현한 것으로 작품을 관람하는 감상자의 '타자'와 대상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준기_타자의 초상-반장님_RGB LED 라이트박스에PC 거울, 혼합재료,

디밍 연출_122×94cm, 00:00:30_2020

 

김준기_타자의 초상-일당_RGB LED 라이트박스에PC 거울,

혼합재료_48.5×109cm_2020

 

 

4전시장에 설치될 「평안민국」과 「평안민국도」는 두 작품이 하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개의 작품으로 「평안민국」은 쓰임을 다한 폐건축자재의 상흔(傷痕)과 한지로 캐스팅한 안전모, 빛을 이용한 가변 설치한 작품이다. 「평안민국도」는 540×90cm 크기의 작품으로 계단으로 올라오는 긴 벽면에 설치될 예정으로 조선시대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작품을 좌·우에 배치하고 중간에 서울의 야경을 끼워 넣은 LED 라이트박스 형태의 작업이다. 두 작품은 욕망의 과잉 속에서 과시적 삶을 살고 있는 평범한 현대인들이 위험천만한 노동의 현장에서 생각하는 안빈낙도라는 나름의 의미와 현대 사회에 만연된 불안과 불평등, 평안의 문제를 제기하고, '안빈낙도', '안분지족'이 상징하는 삶이 현시대의 삶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는 작업이다.

 

김준기_平安民國_한지 캐스팅_400×600cm, 가변설치_2020_부분

 

김준기_平安民國圖_RGB LED 라이트박스에 아크릴거울,혼합재료_90×540cm_2020_부분

 

 

2전시장에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풍경 속에서 대상화되고 물화된 나를 발견하는 「타자의 풍경」 시리즈 작업으로 찰나적이면서 지속적인 현시대를 살아가는 타자들의 삶에 대한 욕망의 이기(利器)를 반추하고, 자연스러운 삶이란 어떻게 사는 것인지에 대한 사유의 과정을 풍경의 한 장면을 통해서 은유적으로 성찰하도록 하는 작업이다.

 

김준기_타자의 풍경-숨_RGB LED 라이트박스에PC 거울, 혼합재료, 디밍 연출_108×150cm_2020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그동안 고민해왔던 타자의 존재와 삶에 대한 진지한 사유가 현시대의 불안과 불평등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성찰하는 계기 될 것을 기대하며 거울에 새기고, 벗겨져 투과된 빛으로 그려지는 '빛 그림'이라는 작가만의 조형어법이 초상, 설치, 풍경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으로 확장되고, 폐건축자재 등 다른 물성의 재료들과 결합하여 새로운 이야기로 해석되는 장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2020. 10.) ■ 김준기

 

 

Vol.20201111a | 김준기展 / KIMJUNKI / 金埈基 / instal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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