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INE, THE PEACE 상상하라, 한반도 평화

 

이하展 / LEEHA / 李河 / painting

2020_0611 ▶︎ 2020_0630

 

이하_도보다리_출력된 캔버스천에 특수 실리콘 물감_141×195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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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홈페이지_www.leehaart.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자인제노

GALLERY ZEINXENO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9-4

Tel. +82.(0)2.737.5751

www.zeinxeno.comblog.naver.com/mangchiro

 

 

내 나이 41살에 미술을 시작했다. 내 마음껏, 내가 하고 싶은 그림을 딱 3년만 하고 그만둘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그 일이 11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제 미술은 내 팔자가 되어 버렸다. 젠장. ● 예술의 미학적 가치에는 별 관심이 없다. 제도권 미술, 화이트큐브, 메이저 작가... 전혀 관심 없다. 저런 곳에서 놀기 위해서는 그럴만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난 없다. 내 캐릭터가 메이저라는 정치의 세계와 궁합이 잘 맞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결정적으로 나는 부자들을 위한 미술을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의 작품은 일반 대중이 살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싸게 판다. 그래서 그럭저럭 잘 팔린다. ● 나는 예술의 사회적 기능에 (억수로) 관심이 있다. 당대의 시민들이 가진 의식을 정리하여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심각한 내용이지만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가볍게 풀어낸다. 그것이 나의 예술관이고 나의 생겨 쳐먹은 인생이다.

 

이하_Imagine_출력된 캔버스천에 특수 실리콘 물감_202×140cm_2019

 

 

시골의 농부들은 참 부지런하시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일을 나가야 하니 초저녁에 다들 주무신다. 아부지는 날이 어둑해지면 저녁을 드시고, KBS 9시 뉴스가 시작되면 꾸벅꾸벅 조시다가, 뉴스 도중에 항상 잠이 드셨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 중학생 시절, 초저녁에 항상 잠이 드시는 아부지가 밤새도록 테레비에서 눈을 떼지도,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으시고 밤새도록, 정말 그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으시고 홀라당 밤새 테레비 앞에 있는걸 본적이 있다. 이산가족상봉행사 장면이 24시간 생방송 되던 날이었다. ● 나는 그때서야 6.25 당시 학도병으로 징집되어 전쟁에 끌려갔다가 실종되신 아부지의 형님, 즉 큰아부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혹시나 형님을 찾을까 하고 그렇게 밤새도록 열심히 테레비를 보셨던 것이다. ● 그렇게 세월이 이삼십 년 흐른 어느 명절날, 제사를 지내고 음복술을 마시는데 아부지께서 말씀하셨다. "아들아 혹시 통일이 되면 큰아부지 좀 찾아봐라. 돌아가셨으면 사촌들이라도 찾아봐라" 아부지는 형님께서 북한에 생존해 계실 거라고 믿고 계셨던 것이다. ● 구순이 넘은 노인네. 움푹 패인 주름과 늘어난 검버섯. 삶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의 얼굴이 아부지에게서 보인다. 살아생전 한번도 해보지 못한 효도, 드디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효도가 남아있다. 이창목 씨의 형님 이승목 씨를 찾는 일. ● 나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강의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말 너무나 간절하게 그리되었으면 좋겠다. 어느 정부도 감히 넘보지 못할 국력과 문화력과 외교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원하는 최고의 국가는 거대한 제국주의 국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최고 품질, 매력적인 상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여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최고의 감동과 즐거움이 담긴 문화상품을 수출하여 인류의 영혼을 살찌우고, 가난과 전쟁과 기아가 있는 곳을 찾아가 인간애로 그들을 품어주는, 민주주의 그 이상의 민주 시스템을 선도하고 실천하는 국가, 나는 정말로 대한민국이 그런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하_자전거 탄 사람들_출력된 캔버스천에 특수 실리콘 물감_98×200cm_2020

 

나는 통일운동을 하는 화가가 될 것이다. 때로는 순진하다는 욕을 먹어야 하고 뻘건놈이라는 손가락질도 받아야 하지만, 상관없다. 나는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 나는 통일운동을 (졸라) "당당하게" 할 것이다. ● 2만 년이 안되는 인류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진실은, 인류는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 변한다는 사실이다. 고통은 또 다른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과정이다. 새로운 변화의 봄바람은 아시아 동쪽의 작은 나라 한반도에서 시작된다. 코로나 경제 위기의 해법은 남북경제공동체이다. 대한민국은 제법 괜찮은 나라다. 약간의 정치 문제가 있지만 상태 좋은 민주시스템과 수준 높은 시민, 문화, 경제력, 국방력, 그리고 겸손함이 있다. 남북한이 경제적으로 묶인다면 세계적인 파급력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이 남북경제열차에 올라타지 않는 나라가 바보가 될 것이다. 가상의 적을 만들어 공포마케팅을 해야 재미 보는, 소위 보수 권력집단의 의미 없는 외침은 개소리다. 그들은 영혼 없이 짐승시체를 찾아 하루 종일 코를 킁킁대는 하이에나 떼일 뿐이다.

 

이하_남남북녀_출력된 캔버스에 특수 실리콘 물감_125×200cm_2020

 

상상해보자~ 남한과 북한의 젊은이들이 한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상상, 남한의 자본과 기술로 북한의 자원을 개발하는 상상, 원산 앞바다에서 스킨스쿠버를 하고 개마고원에서 캠핑하는 상상, 두 배의 땅덩이와 8천만의 인구로 더 큰 시장을 만드는 상상, 기차 타고 영국 가서 손흥민 축구경기를 보고 우리 공장에서 만든 값싸고 좋은 물건을 기차에 실어 전 세계로 실어 나르는 상상, 유럽인들이 기차 타고 들어와 보령 머드축제와 전주비빔밥을 먹는 상상, 나는 나의 큰아부지와 사촌들을 찾는 상상을 한다. 당신은 무엇을 상상하시는가? ● 한반도의 평화는 어느 민족, 어느 국가도 갖지 못할 엄청난 상상력 덩어리다. 나는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 나는 통일운동을 하는 화가이다. ■ 이하

 

 

Vol.20200611d | 이하展 / LEEHA / 李河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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