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기국서씨가 새로운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올인 하고 있다.






75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기국서씨는 이듬해 창단된 ‘극단 76’ 대표를 맡아 온 전설적인 연극인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와 ‘아부의 왕’에서도 보여주었으나, 영화 ‘도둑들’의 인상 깊은 연기는 독보적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천재적인 연극연출가로 더 유명하다. 그가 연출한 ‘관객모독’은 아직까지 머리에 각인되어 있다.

그 외에도 '미친 리어' '햄릿 시리즈' '지피 족' 등을 연출하여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새로운 작품에 몰입한다는 소식에, 지난 8일 오후6시 무렵 연습실이 있는 대학로를 찾았다.

좀 늦은 시간이라 다들 술집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었는데,

연출을 맡은 기국서씨와 연극배우 정재진, 정인겸, 하성광씨가 함께 있었다.






이름도 기억되지 않는 대학로 어느 건물 옥상으로 따라갔는데, 너무 시원하고 조용했다.
무대에 올릴 작품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원제가 ‘end game’인데,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내용은 잘 모르지만, 일단 ‘종반전’이라는 느낌이 범상치 않았다.

뒤늦게 연출가인 박근형씨가 찾아 왔는데, 술자리 화제가 대마초로 옮겨 붙었다.






대마초로 피해 본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니지만, 정재진씨는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잘 나가던 방송출연 다 끊겨 살아가기가 막막했다고 한다.

나 또한 감옥살이는 차지하고라도 같이 피운 친구들 대라고, 고문 당한 것 생각하면 소름 끼친다.

세상에 친구간의 의를 끊으려는 이런 좆같은 법이 어디 있는가?

이젠 어쩔 수 없이 합법화 할 것인데, 죽을 때까지 손해배상 청구에 매진할 생각이다.






정재진씨는 한 때 대학로 윗 동네인 낙산동을 연극인 아지트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했다.

그런데 엉뚱한 사람이 나타나 죽도 밥도 아닌 말썽만 무성한 동네를 만들고 말았다는데,

어딜 가나 돈 냄새에 따라붙는 똥파리들이 문제다.





정재진씨의 천진난만한 웃음에, 찌든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기국서씨 덕에 좋은 분들과 즐겁게 취했는데, 9월에 선보일 연극이 벌써 기다려진다.






부디 대박 나길 기원한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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