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른 시간에 인사동에 들릴 때가 종종 있다.

사람이 붐비지 않는 인사동이 인사동답기도 하지만,

술 마실 기회를 줄이기 위한 호구지책이다. 






지난 9일은 성유나씨의 '유나의 거리'초대전을 보러 인사동에 들렸는데,

정오가 가까웠으나 거리가 한적했다.

가게 주변을 청소하는 상인이나 한가로이 구경하는 사람들 뿐이었다.





사진전이 열리는 '아리수갤러리'는 문은 열렸으나, 작가가 없었다.

성유나씨를 비롯하여 안민교, 이서영, 박은영씨 네 사람의 전시라 사기충전이라 이름 붙인 것 같았다.    




  


다양한 개성의 사진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성유나씨 사진이 가장 눈에 띄었다.

거리를 스냅한 사진들로, 인간성이 상실된 현대인들의 낯 선 모습이었다.

사진을 시작한지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데, 대상을 보는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었다






사진은 아무리 오래 했다고 잘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가가 무슨 생각을 하며, 말하려는 의도가 분명해야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전시장을 나와 용해숙씨 파노라마 삼부작이 열리는 나무아트로 올라갔다.

베를린과 서울, 홍천 등 작가가 거쳐간 세 곳의 특정장소를 정하여

작가의 서사적 퍼포먼스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좀 색다른 전시다.





머리를 감거나, 물을 주는 일상적 행위를 독일작업실과 인사동 전시장 옥상,

홍천터미널 앞 수퍼에서 연출하였는데, 퍼포먼스의 상징적 행위들이 세 장면의 이미지로 압축되었다.





영화 스틸처럼 대본에 의한 순간 포착으로 세 개의 옴니버스식 상징적 장면을 만들어 내었다.



 


무의식적이고 무질서한 현대인의 고뇌를 대변하고 있었는데, 사진이라기보다 개념미술이었다.

마침 전시장에 작가인 용해숙씨가 있어 기념촬영도 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술집 유목민에서 열리는 모델 조성은씨의 일상을 찍은

하루와씨의 이팝나무 조팝나무사진전이었다.

관능과 도발과 허무와 권태가 뒤섞인 일상을 포착하고 있었다.

가끔은 훔쳐보고 싶거나 무심코 지나치는 흔한 일상을 보여주었다.



 


사람들과 술 마시던 유목민에서, 사진전을 보는 느낌도 괜찮았다.

인사동다운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램도 들었다.





세 전시 모두 13일까지 열리는 전시라, 보실 분들은 서둘러야 겠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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