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인사동 거리에 우리나라 최고의 광대 패거리가 몰려왔다.
이 날 ‘광화문광장’의 19차 촛불집회에서 ‘옳’ 퍼포먼스를 벌인 후,
헌법재판소를 거쳐 갑자기 인사동으로 진로를 바꾼 것이다.

비주류 예술가 유진규 패거리의 인사동 행진으로 모처럼 활기가 넘쳐났다.
지나치는 관광객들과 상인들의 눈길을 한 곳에 끌어 모았으나,
‘옳’ 퍼포먼스 뜻이나 제대로 아는지 모르겠다.
주말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수는 평소의 삼분지 일도 안 되더라.

세상에 옳지 못한 곳이 어디 한 두 곳이겠느냐마는,
인사동은 돈으로 섞어 문드러진 동네다.
전통문화나 예술과 낭만 따윈 아무 필요 없고, 오로지 돈이다.

관청은 물론, 이름만 그럴사한 ‘인사전통문화보존회’도 장사꾼들 손아귀에 논다.
하기야 “인사전통문화보존회”란 조직 자체가 인사동 장사꾼들로 모인 단체가 아니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설쳤으나 중국 관광객이 물러나니, 이제 닭 쫓던 개신세가 된 것이다.

유진규씨가 굳이 인사동을 찾아 ‘옳’퍼포먼스 굿판을 벌인 것도,
인사동의 정체성을 돈에 팔아넘긴 그 작태를 꾸짖기 위해서다.
이제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온 나라가 홍역을 치루고 있다.
이 참에 인사동도 본래의 모습을 돌아보아, 제대로 지켜주기 바란다.

이날 인사동 거리에서 인사동 마당발 노광래씨와 퓨전음악인 윤강욱씨를 만나고,
유진규 일행을 취재하러 따라 다니던 영원한 동지 정영신씨도 만났다.
고향 같은 동내에서 고향 같은 사람들 만나니, 그 날이 봄 날이었다.
진정, 인사동의 봄은 오려나?

사진, 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