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시간들 Uncanny Days


방정아 JeongAh Bang
2015. 8.6 – 8.27

CITY 90.9×72.7cm acrylic on canvas 2011


August 26, 2015
trunkgallery

 

TRUNK GALLERY, SEOUL

Tel. +82-2-3210-1233 / trunkgallery@naver.com



“서늘한 시간들”

일상을 사는 시간의 존재들, 그 여성들이 갑자기 서늘함을 느끼며 주체가 깨어나는 시기를 맞을 때가 있다. 그 어떤 정체 모를 것에, 자신의 내면에, 그 어떤 경외의 시간이 시작됨을 느끼게 될 때가 있다. 그녀들에게 그 어떤 감성체계에 변이가 일어나고 사유체계가 뒤 집히며, 온 몸과 마음이 혼란스러워 져, 스스로도 낯설어한 떨림의 시간, 그 떨림이 주변까지도 서늘하게 변화 시켜내는 때가 있다. 그 서늘함은 색이 아니다. 무엇인지 모를 그 어떤 다름이며, 어떻게 해도 감지 되지 않는 낯선 세계로의 진입 같은, 그 앞에 선 그녀들, 자기들만의 경험세계를 겪는다. 그녀들, 그녀 안의 존재들이 펼쳐내는 그 ‘서늘한 시간들’은 그녀 자신도 모르게 그것들의 이미지를 재생산 해낸다. 그리고 그들이 소통 안되 답답했던 기존 감성체계들과의 소통하기를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아니 그녀들은 이미 그 새로운 시도를 시작 했지 싶다.

방정아 작업실에 갔다. 나는 그곳에서 많은 작품들이 서로가 서로를 파묻히게 하며 쌓여있었다. 나는 그 작품들을 뒤적이며 그녀 주변의 일상적 삶들의 이야기, 그녀의 사유흐름 따라 펼쳐있는 작업들은 벌써 다 읽어버렸다. 그곳 부산의 이야기, 부산 미술계의 흐름이 보였다. 또는 동시대성을 질문하는 부산작가 류의 작업형식도 보았다. 나는 다른 맥락의 작업을 찾아내려 하는 내 의지가 드러내어 지지 않게 하려고 애를 쓰는 듯 했다. 그런데 그런 것들 사이에서 언뜻 다르게 느껴지는 이미지들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루한 표정의 여인이, 눈길의 방향을 잃은 여인이, 홀로 바닷가 물새 따라 걷는 여인이, 넓은 옥상에 홀로 존재감 없이 시간을 흘러 보내는 여인이, 거기 그곳 각각에 존재하고 있었다. 서늘한 이야기로, 서늘한 몸짓들로, 서늘한 느낌을 드러내는 재현된 이미지들로, 그곳에 함께하고 있었다. 나를 맞아드리려 하듯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 밖의 세상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듯, 내 자신의 내면 풍경이 말하는 그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 은근하게 또는 격렬하게, 나를 밀쳐내기도 하고 또는 끌어 당기기도 하였다. 그것들의 다름과 그 차이를 몸으로 말하면서도 그 느낌들의 실체를 모르는 것 같아 보였다.

그녀의 각 작업들은 서로 다르게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정체를 희석해 서로 또는 각각 한 맥락 안에 두 갈래 또는 여러 갈래를 실현 해내려는 욕심이 보였다. 나는 그 작업실에 나타나는 그 다양함을 뒤엉킨 생각과 마음으로 읽혔다. 그녀가 맺는 ‘세상관계 틀’이 그녀를 혼란하게 하고 있다고 느꼈다.

나는 한 숨 돌린 후, 다시 살피기를 시작 했다. 방정아의 많은 작품들, 여러 평론가의 글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 다양한 맥락의 작품들에서 트렁크갤러리에서의 전시방향은 자연스럽게 분리되어 빠져 나왔다. 슬그머니, 은근하게, 언뜻언뜻 얼굴을 내밀던 이미지들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져 나왔다. 그것들이 모여지니 방정아가 보였다. 그녀의 표현이, 그 서늘한 시간들이, 그녀가 하려는 말들이 들려왔다. 스멀스멀 비집고 들려 나오던 그 이미지들이 갑자기 웅얼웅얼 말 걸기를 해 왔다. 서늘한 이미지들이 드디어 오묘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40대를 관통해 내려 하는 방정아, 자신 안의 자신을 다시 들여다 보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었다. 그 이유 모를 답답함, 억누르던 심장이 뛰기를 시작하는 듯 활기가 돋는다. 그녀에게 새로운 삶,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아들여 “여성의 삶, gender로서의 존재, 그리고 주체적 존재로 살아내기의 참 의미를 사유하기 시작할 것 같다. 그 ‘서늘한 시간들’이 실재로 재인식 하게 되어 자유로움이 해방감이 형성 될 것 같다.. 그 홀로서기, 새로운 정체성 찾기, 자기만의 형식 찾기가 그녀의 길목에 함께 할 것이다.

트렁크갤러리 대표 박영숙

 

 

                                                    광인1 162.0×80.0cm acrylic on canvas 2015

 

 

광인2 162.0×80.0cm acrylic on canvas 2015

 

                                        미래3 162.2×97.0cm acrylic on canvas 2012

 

           비밀스러운 곳45.5×37.9cm acrylic on canvas 2014

 

  뿌연물53.0×45.5cm acrylic on canvas 2015

 

  생각을 말어야지97.0×97.0cm acrylic on canvas 2015

 

                                  아가씨162.2×97.0cm-acrylic-on-canvas-2012

 

  어떤 휴식45.5×53.0cm acrylic on canvas 2012

 

  없으면 됐고요130.3×162.2cm acrylic on canvas 2006

 

  오 나의 영원한 오아시스112.1×145.5cm acrylic on canvas 2005

 

                 의심 116.8×91.0cm acrylic on canvas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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