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파 원로시인 황명걸선생님의 시비가 양평에 세워졌다.

지난 9월2일 오후3시 양평 '물안개 공원'에서 열린 제막식에는 장사익씨의 처량한 노래소리와,

길가의 코스모스처럼 한들한들 춤 춘 이유나씨의 몸짓이 초가을의 정취를 한껏 돋우었다.

그리고 시비를 세운 '물안개 공원'의 위치나 주변의 자연 환경도 너무 아름다웠다.

 

양평군과 문협 양평지부에서 이천 삼백만원을 들여세운 시비에는 ‘한 포기 작은 풀일지라도’로 시작되는

노시인의 시 ‘지조’(志操)가 새겨져 있었다.

이 날 주인공이신 황선생님의 인사말은 말 그대로 인사치례의 별 영양가 없는 말씀이셨지만,

갑자기 불려 나온 사모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동안 애를 참 많이 먹였는데, 이렇게 좋은 일이 있어 이젠 다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이 말 한 마디에 시와 술로 살아 온 노 시인의 한 평생을 가늠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유치원 꼬맹이들이 선생님께 꽃다발을 전해드리며 낭송했던 시 “한국의 아이‘는

새삼 외우려고 안달했던 옛 생각을 일으켜 콧등이 찡하게 했다.

“배가 고파 우는 아이야
 울다 지쳐 잠든 아이야
 장난감이 없어 보채는 아이야
 보채다 돌멩이를 가지고 노는 아이야
그 다음엔 “가지고 노는 돌멩이로 미운 놈의 이마빡을 깔 줄 아는”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았으나

그 녀석들은  긴 시를 줄줄 외웠던 것이다, 정말 사회자의 말씀처럼 선생님께 좋은 선물이 되었을 줄 안다.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분으로는 황선생님 내외를 비롯한 김선교 양평군수, 박자방 문인협회 회장과 회원 등 

주최 측에서 많은 분들이 나왔다.
특히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인사동파 의리를 보여준 가수 장사익씨를 비롯하여 철학자 채현국 선생님 부부, 

소설가 배평모, 구중관, 정영신씨, 시인 조준영, 안다혜씨, 사진가 정인숙씨, 서양화가 장경호씨가 참석해 주셨다. 
지역 인사로는 무용가 이유나씨, 서양화가 민정기씨,  그리고 윤광신, 조근상, 여도현, 배동환, 이철순, 김용만,

민병채씨 등 100여명의 내빈이 참석해 시비제막을 축하했다.

사진 : 정영신,조문호 /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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