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이었던 지난 8월15일, 아내와 함께 인사동에 나갔다.

배성일씨와 약속한 ‘툇마루’에는 그의 친구 양재순씨와 함께 있었다.
신소재로 개발된 알미늄이나 강판 프라스틱을 활용한 프레임의 한국 특판권을 가지고 있다는

양재순씨가 사진에 대한 자문을 얻겠다고 불러 낸 모양이었다.

그이가 가져온 샘플을 사진전시에 활용한다면 전시가 끝난 후 보관이 용이하고, 야외전시나 이동 전시 때도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용에 따라 어울리지 않는 사진이 있는데다 대중적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사진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어울리는 기획사진전을 열어  액자가게들을 공략하는 방법론의 이야기도 나왔다.

그리고 인사동이나 정선시장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커플들을 멋지게 찍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란 말도 했다.

“이 프레임 안에 갇히면 평생 헤어질 수 없다”는 식의 퍼포먼스를 벌여 즉석에서 만들어 주면

그 홍보효과로 프렌차이즈 업소가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등의 의견을 나누며 술을 마시는데,

난데없이 신학철씨와 장경호씨가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서울시청 앞으로 “세월호 특별법” 데모하러가다 막걸리생각이 나 잠시 들렸다는 것이다.

자리를 옮겨 마시다 보니 술은 좀 취했지만, ‘세월호 특별법’ 관철을 작당한다는데 함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운 날씨에 술마저 취해 서울시청까지 걸어가기가 힘들었다, 그럴때는 사진 찍으며 천천히 걸어가면 좀 나아진다.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 것 저 것 주변을 살피며 걷는데, 같이 가던 장경호씨가 힘 덜어 준다며 카메라를 받아 간 것이다.

갑자기 긴장감이 풀어지니 온 세상이 뽀얗게 보였다.
난생 처음 당한 일이라,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는 말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당시 시청 앞에서 강민선생님을 만날 때는 완전히 혼이 빠진 상태라 인사를 드렸는지 모르겠다.

다시 카메라를 돌려받아 사진에 몰두하니 정신이 좀 차려졌다.  술 취해 사진 찍는 버릇이 중독된 모양이었다.

인사동 술자리에서도 술이 취하면 카메라 들고 인사동거리를 한 바퀴 돌아 오면 나아지고 그랬다.

아마 사진을 찍지 않았다면 벌써 죽은 목숨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 날은 벗들과 작당하다 진짜 죽는 줄 알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