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부 감사, 광주시립미술관 솜방망이 처벌 있으나 마나

 

시민의 소리 / 김다이 기자

광주시립미술관(황영성 관장)의 서울분관이 인사동에서 사간동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예산이 이중 집행되어 1억여 원의 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됐지만 감사결과 담당자에게만 낮은 처벌 수준인 ‘주의’로만 끝나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시민의소리>에 제보한 A씨는 “현대갤러리 관계자가 광주시립미술관장과 담당 과장이 함께 한 자리에서 사간동 건물을 추천하면서 화근이 됐다”며 “당시 시립미술관장은 연구해보겠다는 말을 했고, 이 일을 지시받은 담당 과장이 이전을 추진하면서 결국 예산이 낭비됐다”고 말했다.

또한 제보자 A씨는 “안행부의 감사로 주의 통보가 내려졌지만 황 관장은 인맥을 이용하여 정황을 무마시키려 했고, 지역 언론과 방송에도 알려지지 않았다”며 “시민의 혈세가 낭비된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주의 조치만으로 끝나지 않을 상황임에도 주의조치로 끝났고, 시청 감사실에서는 담당자 개인에게만 통보한 상태인 걸로 알고 있다”고 제보했다.

광주시립미술관 서울분관은 지난 2008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갤러리LIGHT’ 문을 열어 지역 화가들의 서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했다. 당시 인사동 갤러리는 2년 단위 계약으로 4년동안 임대 운영하다 지난 2012년 4월부터 2013년 3월말까지 1년 임대 계약을 추가로 한 상태였다.

하지만 4년간 171회의 크고 작은 전시회를 열었던 인사동 ‘갤러리LIGHT’는 계약기간 7개월을 남겨두고 2012년 8월 폐관하게 됐다. 미술관측은 ‘상업적 환경 변화, 홍보나 입지가 좋다’는 이유를 들며 결국 2012년 9월 사간동으로 옮겨 ‘갤러리GMA’를 개관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위치한 광주시립미술관 서울분관 갤러리GMA

 

문제는 인사동 갤러리의 계약 만료일이 7개월이나 남아있는 상태임에 불구하고 사간동 분관으로 이전해 2중 계약을 진행 한 것이다. 이전 후에도 시립미술관 측은 남아있는 계약기간으로 인해 2013년 3월까지 인사동의 임대료를 내야하는 상황에 놓였고, 약 4천 460여만 원의 예산을 낭비하게 됐다.

또한 그 과정에서 건물주 측의 요구로 원상복구비까지 추가로 투입되어 1억원 가량 운영예산비가 낭비됐다고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12년 12월 당시 서정성 시의원은 “예산을 이중으로 집행될 줄 알면서도 사간동 갤러리로 옮긴 시립미술관은 예산낭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후 안전행정부는 올해 2월말~3월초 재정손실 감사를 실시하고 예산을 낭비하게 된 광주시립미술관의 감사와 관련해 5월말~6월초 광주시청 감사실에 ‘주의’ 통보를 내렸다.

안행부 구성옥 감사담당관은 “현재 광주광역시에 통보를 내린 상태이며, 재심기간이 끝나면 확정되어 정보 공개할 예정이다”며 “최종 결과 공개는 올해 8월~9월 중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주의 통보를 받은 관련 과장은 16일 <시민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사동 갤러리는 후미진 곳에 있어서 간판을 걸 수도 없었고, 사람들이 잘 찾지 않아 오래 전부터 작가들도 늘 불만을 제기했었다”며 “현재 인사동은 관광객들을 위한 상업성이 짙은 장소로 변모하면서 사간동이나 청담동쪽으로 이전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3년 동안 미술관에서 일해 오면서 타 시도와 비교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한 부분도 많은데 억울한 부분이 많다”며 “사실은 당시 미술관 상황이나 전임자가 무리해서 잘못한 것을 수습하는 경우가 되는 등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말 못할 부분이 많고, 공식적인 공문을 통해 통보만 받은 상태로 재심신청을 하려고 생각중이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립미술관 황영성 관장은 16일 <시민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서울분관 이전 과정에서 이중으로 예산이 지출될 것을 알고도, 승인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 “당시 서울 분관 갤러리 운영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그런 방침을 한 것이다”며 “예산이 이중으로 지출이 되는 부분은 광주시와 협의를 해서 증명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안행부로부터 담당 과장에게 주의 통보를 받은 사실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답변에 대해서는 “아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황 관장은 “조심해야 하지만 지금 단계에는 그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며, 자세한 최종 결과가 나오면 시에서나 미술관 측에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고 말했다.

안행부 감사를 담당하는 광주시청 박선희 감사관은 “보통 감사 이후 1개월 내로 재심신청이 가능하고, ‘주의’는 훈계정도이다”며 “안행부에서 통보가 내려온 이후로 바로 개인적인 통보가 아닌 시립미술관측에 공식적인 공문을 통해 통보했고, 관련자는 이미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감사관의 말대로라면 이미 재심신청이 끝난 상황이고 안행부의 재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박 감사관은 “관련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안행부에 개인적으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처분을 받은 상태이고, 현재는 비공개지만 절차상 행정적인 기간이 지난 후에 결과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 미술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제보자 A씨는 이외에도 미술계 줄세우기 문화, 아트광주의 실상, 지역미술계가 뒤바뀐 갑을 관계 등 눈치를 보는 어처구니없는 행태와 기획비 명목으로 챙기는 뒷돈 거래, 공적 작품을 구입하는 광주시립미술관의 비합리적인 운영 행태 등을 폭로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후속기사를 통해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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