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아라아트'에서 열리는 김용문씨 막사발전을 다시 찾았다.
첫 날은 사진 찍느라 작품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했던 탓이다.
전시장 입구에는 임헌갑, 고 헌, 노광래, 편근희씨가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있었고,
김용문씨는 ‘통인가게’의 이계선 대표와 작품을 고르고 있었다.
엄선한 작품들을 도자전문갤러리인 '통인가게'에서 재 전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약 100여점을 골라 놓고 이대표가 말했다.

“김용문씨 작품이 예전에는 날아갈 듯 거칠었는데, 지금은 새색시처럼 얌전하네요.”

새겨들을 만한 의미 있는 말이었다.

작품성보다는 결국 구입하는 주부들의 취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 같았다.

전시 뒤풀이에서 했던 김용문씨의 말이 생각났다.
"막사발이라니까 사람들이 천한 그릇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다"고 투덜댔다.
국어사전에도 막사발을 “품질이 나쁜 그릇”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 것 부터 바꾸어야 한다.
우리의 막사발이 일본에서 최고의 찻사발로 떠받들어 진지가 400여년이 넘었다.
옛날 한국적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불리는 달항아리가 관요에서 만들어졌다면

막사발은 지방의 민간가마에서 구웠다는 점이 다른데, 오히려 서민적이라 더 좋지 않은가?

전문가도 아니면서 막말하는지 모르겠으나, 막사발은 소박함을  최고의 가치로 친다.
지금 한 말처럼 막자에 대한 의미도 한 번 새겨보자. 막말은 규제없이 자유롭게 하는 말이다.
그리고 귀하게 모셔지는 그릇보다 편하게 막 쓸 수 있어 얼마나 좋은가.
요즘 뜨는 막춤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순서에 따른게 아니라 즉흥적으로 추니 더 창의적이다.
이것이 우리의 소울이었다.
그 날 술김에 막SS까지 진전되었으나 생략하자.

막사발 전시장에서 나와 모두들 ‘부산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뒤늦게 장경호씨와 전활철씨도 등장했으나, 그 자리에서의 스타는 단연 고 헌씨였다.

"유~ 엔 나씽 모로 하운 독"
그 특유의 한 구절 노래와 엉덩이를 돌려대는 디스코 춤이 끊이질 않았다.
쌍팔년도 시절의 누나들과 놀았던 이야기에 배꼽을 잡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말이 명언이었다.
“비밀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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