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무료 개방 … 박수근 기념전 역대 최대 규모
마이클 케나·라이언 맥긴리 등 거장 사진전 눈길


필립 할스만의 '점핑 위드 러브'전에 선보인 오드리 헵번의 점핑 장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당대 최고의 인물사진작가로 꼽히는 필립 할스만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 연휴를 맞이해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가까운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찾아 '아트(ART) 나들이'를 즐기는 문화가 명절의 새로운 풍속도로 떠오르고 있다. 관람료 부담이 적은 데다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인기가 높다.

◇삼청동~통의동~인사동으로 이어지는 '미술의 향연'=지난해 말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이 종로구 사간동에 둥지를 틀면서 삼청동 일대가 대표적인 아트밸리로 부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개관 특별전에다 국제갤러리·갤러리현대·금호미술관 등이 자리하고 있는 삼청동을 둘러본 후 인사동이나 통의동 화랑 골목으로 향하면 하루짜리 전시 나들이로는 최고의 코스다. 사간동을 중심으로 가회동과 삼청동으로 연결되는 북촌 아트밸리와 인사동·통의동 지역은 전통과 현대의 멋이 공존하고 있는 데다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드나들어 설 명절 분위기를 만끽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특별전은 설 연휴 기간 동안 무료 개방한다. '연결-전개' '알레프 프로젝트' '자이트가이스트' '현장제작 설치 프로젝트' '미술관의 탄생' 등 5개 주제전에는 작가가 70여명이나 되는 데다 작품 수도 무려 120여점에 달해 골라 보는 즐거움이 크다. 특히 개관전 당시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서도호 작가의 작품은 필수 방문 코스다. 작가가 미국 유학 초기에 거주했던 3층 높이의 아파트 건물과 한국에서 거주한 성북동 전통 한옥구조를 결합시킨 실제 건물 크기의 대형 천 설치 작품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이다. 라벤더 빛깔의 폴리에스터 천과 철사를 주된 재료로, 미국 유학 시절 거주했던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의 3층 주택을 실제 크기(높이 12m, 너비 15m)로 재현하고, 건물의 중심엔 작가가 살았던 한옥집인 '서울집'이 매달린 형태를 지니고 있다. '움직이는 조각' 작업을 하는 조각가 최우람은 제5전시실 앞 천장에 높이 5m에 이르는 가상의 거대한 기계생명체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를 설치했으며 미디어아트팀 장영혜중공업은 제6전시실과 창고 전시실에서 텍스트와 영상, 음악이 어우러진 11채널 HD 비디오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경계의 회화' 전에서는 김종학 화백 등 작가 8명의 작품을 통해 익숙한 풍경화가 대중에게 전달되는 방식을 살펴본다. '설악산의 화가' 김종학은 전통 민화나 자수에서 드러나는 익숙한 소재와 형태를 작품 곳곳에 녹여냈다.작품 속 꽃과 나비는 전통 자수와 흡사한 모습이다. 인사동으로 건너가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박수근 화백의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인사동길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선 박수근의 유화 90여점과 드로잉 및 수채화 30점 등 총 12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규모로는 역대 최대이며,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45억 2,000만원)를 기록했던 '빨래터'를 비롯해 '시장의 사람들'(1950년대), '귀로'(1964) 등 그동안 화집에서만 볼 수 있던 작품들이 다수 나온다.

◇다채로운 사진전, 취향에 따라 고르세요=최근 세계적인 사진작가의 전시가 잇따라 열리는 만큼 설 연휴를 맞아 취향에 맞춰 골라보는 것도 좋겠다. 올해는 '퍼스널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로 꼽히는 로버트 프랭크부터 '솔섬'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마이클 케나까지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2001년 '사진계의 노벨상' 핫셀블라드상을 받은 일본 현대 사진의 거장 히로시 스기모토의 작품은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작가의 대표작과 최근의 조각설치, 영상을 포함한 작품 49점이 전시된다.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선 '현대 사진의 아버지'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미국인' 연작을 비롯해 그의 작업 인생 70년 전반을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으며, 전시되는 작품 115점은 모두 원판 사진이다. 세계적인 권위의 사진 출판사 '아퍼처'(Aperture)에서 사진집을 낸 김아타와 이정진 또한 오랜만에 국내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김아타는 신사동 313아트프로젝트에서 여는 개인전 '리-아타'(RE-ATTA)전에서 대표작 '온 에어 프로젝트'(On-Air Project)의 대미를 장식하는 '인달라 시리즈'를 선보인다. 세계 주요 도시 12곳에 머물며 도시 구석구석을 촬영하고 이렇게 찍은 1만장을 중첩해 하나의 이미지로 만든 작품이다. 미국 뉴욕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여류 작가 이정진의 '사물'(THING) 시리즈 20여 점을 모은 사진전은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라이언 맥긴리-청춘, 그 찬란한 기록'은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인 청춘을 카메라에 담아온 미국의 젊은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의 지난 작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로 주말에는 줄을 서서 입장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 196점도 우리나라를 찾았다.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브래드 피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유명 인사의 사진을 비롯해 1990년대 사라예보 포위전 당시 등 세계 곳곳에서 담은 취재 사진으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드리 헵번, 메릴린 먼로 등 유명인들의 '점핑샷'을 모은 '점핑 위드 러브'(Jumping with Love)전은 당대 최고의 인물 사진작가로 꼽히는 필립 할스만의 작품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경제]정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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