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서울 종로구, 전통문화거리 보존 위해… 제과점·마사지점도

[경향신문]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조문호사진



서울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에 더 이상 화장품점이 들어올 수 없게 됐다. 종로구는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는 인사동의 보존과 효율적 관리를 위해 ‘인사동 문화지구 관리계획’의 내용을 일부 변경해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인사동은 한·일 월드컵을 앞둔 2002년 4월 국내 첫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관광객을 위해 각종 편의시설과 상점의 출점을 허용했지만, 그에 따라 인사동 고유의 모습은 점차 사라져갔다. 최근에는 인사동 공예품의 상당수가 저가 수입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 전통문화지구에 와서 중국 물건을 보고 간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 인사동길의 주가로변에선 화장품점, 제과점 등 전통문화와는 거리가 있던 상점들이 추가적으로 점포를 낼 수 없다. 중국음식점, 마사지점, 이동통신 대리점, 침구사 등 의료 유사업소와 학원·교습소, 안경원, 고시원도 마찬가지다. 현재 영업 중인 곳 외에 새로 출점하려는 업소가 금지 대상이다. 문화지구 전역에선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 풍속업소가 금지된다.

종로구는 또 전통문화상품의 질 관리에도 나섰다. 인사동 내 권장시설인 고미술품점, 골동품점, 표구사, 필방, 공예품점을 대상으로 ‘전통문화상품 인증제’를 시행해 상품 홍보나 판로 지원을 한다. 공예품의 범위를 ‘민속공예품’으로 변경한다. 조례에 따르면 민속공예품은 “과거에서 전승된 우리 고유의 기술과 생산방법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일반 대중이 두루 사용하는 생활용구, 장식품, 기호품”이다.

윤용철 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59)은 “관광객을 모은다며 인사동 정체성과 상관없는 업종을 자꾸 허용하다보면 고유의 색깔이 사라지고 결국 아무도 오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과거 공장지대에서 예술의 거리로 변한 뉴욕 소호를 예로 들며 도시는 변한다고 말하는데, 인사동은 조선시대부터 뿌리깊은 예술문화가 자리잡던 곳이라 단선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면서 “국회 차원에서 인사동을 보호하는 법을 만들어야 고유의 문화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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