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장터에 인생을 건 이윤광씨"

 

 

 

 

사람이 살면서 한 곳에 꽂혀 이 것 저 것 생각하지 않고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인생을 거는 경우가 가끔 있다. 

특히 학자나 예술인, 체육인들에서 많이 찾을 수 있는데, 대개 각 지향점의 가치나 경제력을 포함한 주변 여건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어지기도 한다.  정선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상인회장 이윤광(54세)씨가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는 타고 난 장사꾼이다.
정선시장에서 장사 했던 부친(이석도씨)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장돌뱅이들과 함께 자랐다고 한다.

고등학생 시절 방학이 되면 다른 지방에서 물건을 구해 와 장사를 하기도 했고, 대학 가는 대신 중고화물차를 사달래서는 그 차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남보다 일찍 세파에 부딪혔다. 대를 이어 장꾼으로 나선 그는 타고 난 부지런함에다 세상 잇속을 일찍 알아차려 재물도 꽤 모았다. 20대 후반부터 방범대장, 청년회장, 상인회 번영회장 등을 지내며 정선에 대한 애향심을 키워왔는데, 정선이 처한 현실과 다른 지역의 성공과 실패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정선아리랑시장이 나아가야 할 나름의 비전도 갖게 되었다 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 없이 일어 설 수 있는 자립형 시장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구매로 원가를 절감하거나 자체 개발상품으로 수익을 증대하는 등 시장살림살이에 푹 빠져 산다. 그리고 농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협업형 시장을 만드는 일이나 정선특산물을 모두가 믿고 살 수 있는 진품(眞品)만을 위해, 그 감시하는 일만도 바쁘다. 지난 정선아리랑축제의 길놀이에서는 상인들로 구성한 보부상단을 만들었는데, 친근감과 더불어 다양한 재미를 이끌어내어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기도했다. 그의 기획력이나 추진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한 사례였는데, 보부상단의 엿장수로 분한 그의 광대적 연기력도 만만찮았다. 

 

이윤광씨는 협동조합 사무실이 아니면 늘 시장과 공연장 주변을 맴돌고 있다. 이제 정선아리랑시장이 전국에서 성공한 시장으로 자리 잡아 이사장으로서 폼도 좀 잡을 만 하지만, 항상 작업복차림으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시장에 공연이 있을 땐 직접 나서지 않고 사람들이 없는 뒤편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문제점들을 파악하기도 한다.

“진짜만 살아남습니다”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주인이 먼저 변해야 한다며 상인들을 설득하고 함께 걱정해 주며, 상인들의 단합에도 지대한 공을 들인다. 그러한 친화력은 상인대학, 워크샵 등에 눈코 뜰 사이없이 바쁜 장사꾼들을 두 시간 동안이나 모이게 할 수 있는데서도 잘 드러났다.

정선시장에 있는 이윤광씨 과일가게는 늘 아내인 김금희(54세)가 지키고 있다.
“그 사람은 내 놓은 사람이래요”라는 아내 김금희씨의 말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소수의 이익보다 다수의 이익을 위해 몸 바치는 헌신이 말처럼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에게도 큰 고민이 하나 있다.
날로 늘어나는 관광객들을 수용하려면 시장을 늘리거나 별도의 할머니 난장을 마련해야 할 텐데, 상인들의 권익에 우선해야 하는 이사장 입장으로서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선시장이 살아 남을 수 있는 중요한 문제점이기에 꼭 해내야 할 일이기도하다. 이대로는 정선시장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으며 성공한 오늘의 현실도 하나의 일장춘몽에 불과할지 모른다. 묘안을 찿아내 상인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설득시켜야 하기에, 모두들 힘을 모아 그를 도와주어야한다. 

우리 모두 “정선아리랑시장의 미래와 이윤광씨의 헌신적인 외길 인생에 대하여 건배!”

 

 

사진,글/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