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에 커피 한잔? 알고 마시자

위 쓰리거나 혈압 높다면 커피 멀리해야

카페인이 위산 분비 촉진
위궤양·역류성식도염 악화
봉지로 커피 저으면
절단면 유해물질 녹아나와



밥 먹으면 으레 찾던 구수한 숭늉. 그 자리를 달콤한 ‘커피믹스’가 차지한 지 오래다. 후식으로 이보다 간편한 게 없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내용물 붓고 봉지로 휘휘 저어 후루룩 마실 수 있다. 먹으면 졸음이 달아나고 힘도 솟는 듯해 일하는 중에 짬짬이 마시고 장거리 운전중에도 틈틈이 마신다. 하지만 이런 커피믹스라도 여러모로 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설탕과 프림은 빼고 적게 마셔야=‘몸에 좋은 건 입에 쓰다’는 말은 커피에도 적용된다. 배재훈 계명대 의대 생리학과 교수는 커피를 하루 두세잔 정도로 줄이되, 설탕과 프림(커피 크리머)을 뺀 블랙커피를 마시길 권한다.
 우선 설탕은 비만을 일으키고 지방간 발병 위험을 높인다.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더욱 좋지 않다고 한다.
 

배 교수는 또 “고기 지방은 피하면서 프림을 먹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프림에도 지방이 다량 함유돼 있어 고지혈증·동맥경화증 환자에게 해롭다는 것. 이런 프림이 물에 녹는 것은 유화제 때문인데, 배 교수는 이 역시 몸에 해롭다고 경고한다.
 커피의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궤양과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킨다. 배 교수는 위가 쓰리거나 혈압이 높다면 커피를 멀리하는 게 좋고, 마신다면 횟수를 줄이고 연하게 마시라고 조언한다.
 



◆어린이와 노인은 더욱 피해야=적당한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피로를 잊게 하지만 다량을 반복적으로 섭취할 경우 짜증·불안 등 신경과민을 일으킨다. 배 교수는 “어린이는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가 성장하는 중이므로 카페인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부모의 주의를 당부한다.
 

다량의 카페인은 노인에게도 해롭다.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데, 골밀도가 낮은 노인이 많이 섭취하면 골다공증이 심해져 가볍게 넘어져도 고관절골절을 일으킬 수 있다. 커피를 하루 두세잔 정도 즐긴다면 우유도 한잔 마셔 칼슘을 보충하는 게 좋다.
 배 교수는 또 “노인은 평소 한두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페인은 약의 효능을 떨어뜨린다”며 커피를 되도록 줄이길 권한다.
 



◆입냄새 걱정한다면 커피믹스 피해야=설탕·프림 가득한 커피를 마신 후 입냄새를 느껴본 일이 있을 것이다. 이금정 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는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사람이라면 커피믹스를 피하는게 좋을 것”이라며 무심코 마신 한잔의 커피가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할 수도 있다고 귀띔한다. 이금정 이사는 아침에 일어나서나 낮에 졸릴 때 커피 한잔을 마시기보다 과일을 깎아 먹기를 권한다. 집중해서 손을 사용하면 잠이 깨고, 영양소가 풍부한 과일을 먹으면 뇌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커피믹스 봉지로 저으면 안 돼=식품의약품안전처는 커피믹스 봉지를 커피 젓는 용도로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봉지의 겉면은 내열성이 있으나 절단면이 뜨거운 물에 닿으면 그 사이로 유해 물질이 녹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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