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은)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명소일 뿐 아니라 비즈니스 중심지인 광화문역과 가깝고 교통 요지인 서울역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인사동' 개장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호텔 관계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지리적 장점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비스 앰배서더는 글로벌 호텔체인 아코르그룹과 국내 기업 앰배서더그룹이 함께 만든 비즈니스호텔 브랜드다. 단일 호텔이 아닌, 호텔체인이 인사동 지역으로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인사동 중심가에 인접한 종로구 인선동에 세워진 이 호텔은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은 고객들은 물론 회사 업무를 위해 출장 온 비즈니스 고객까지를 모두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대표 관광지 인사동에서 '호텔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10, 11월 잇달아 인사동 지역에 문을 연 아벤트리 호텔(견지동)과 센터마크 호텔(관훈동)은 이미 순항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대형 여행사인 모두투어, 하나투어가 각각 투자해 세운 비즈니스급 호텔이다.

아벤트리 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개장 이후 엔화 가치가 급락하며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지만 객실 가동률은 70% 이상을 유지했다"며 "최근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 빈 객실을 찾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센터마크 호텔 역시 객실 가동률 90% 수준을 유지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호텔업계에선 인사동이 비즈니스호텔 운영의 최적지라고 보고 있다. 부지가 넉넉하진 않지만 주위에 식당과 쇼핑장소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부대시설을 최소화하고 객실 위주로 영업하는 비즈니스급 호텔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또 인사동에는 '문화특구'라는 별칭처럼 1년 내내 외국인 관광객이 끊이질 않고 서울 종로구·중구 지역의 주요 오피스 건물과도 차로 5분 거리에 있어 '블리저' 고객(비즈니스와 레저를 동시에 즐기고자 하는 고객)을 유치하기 좋다. 아코르-앰배서더 관계자는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출장 업무 외에 한국 문화를 체험해보고자 하는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일본인 관광객은 줄었지만 인사동 호텔 운영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기업들도 '인사동 호텔'을 추진 중이다. 삼성화재는 인사동 문화의 거리에 인접한 관훈동 부지에 비즈니스호텔을 건립을 진행 중이다. 당초 이 부지가 학교와 가까워 규제를 받았으나 올해 초 호텔 건립 승인을 받으면서 탄력을 받았다.

이외에도 인사동 인근 부동산 업소에서는 인사동의 대표 건물 몇 곳이 호텔로 바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인사동에 많은 낡은 빌딩들을 리모델링해 호텔로 개발하려고 눈독을 들이는 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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