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에 처한 김명씨를 돕기 위해 인사동 예술가들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가난하기 그지없는 예술가들이지만 김명성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분들이

하나같이 주머니를 털어 모금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액수보다는 평소에 가까웠던 지인들의 마음을 모우려 했으나

몇 일만에 모금액이 무려 천만 원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인사동예술가들의 따뜻한 마음에서 우러났겠지만,

평소에 김명성씨가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며 거두었는가를 알 수 있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사실 인사동에 김명성씨가 마지막 희망입니다.
오랜 동안 인사동이 전통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예술가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해왔습니다.

그러나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전통문화보다는 돈이 앞서는 상업지구로 급변했습니다.

그렇지만 김명성씨는 사재를 털고 남의 돈까지 빌려가며 인사동에 지하4층, 지상5층의 대형 전시문화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인사예술제(가칭)를 비롯하여 인사문화상(가칭) 창설을 준비하는 등, 인사동이 문화예술로 거듭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며 인사동을 드나드는 많은 문화예술인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아 왔습니다.

주위에서 돈 되는 호텔이나 백화점을 만들지 가망 없는 전시공간이 무어냐고 나무랐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런 저런 일로 주변에 그를 시기하고 모략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던 모양입니다.
작은 물방울이 강을 이루듯, 그가 다시 현장에서 일 할 수 있도록 인사동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지난 6일 제일 먼저 소설가 박인식씨가 성금을 기탁함으로서, 심지에 불을 붙였습니다.

정영신, 전인경, 전활철씨 등 가까운 분들의 동참아래 카페 '인사동 연가' 와 카톡으로 소식을 전했지만,

많은 예술가들이 아날로그 세대라 소식을 접하지 못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대부분 어렵게 사는 분들이라 돈 내라는 전화를 못드려 망설이는데, 원로시인 강민선생으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원로선생님들 중에 유일하게 강 민선생만 카페도 보고 카톡도 이용하는 분이셨습니다.

인사동 '포도나무집'으로 나갔더니 기꺼이 동참하겠다며 준비해 온 성금봉투를 주셨습니다.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강민 선생의 참여에 힘 입어, 술 한 잔 마신 김에 여기 저기 전화했지요. 

황명걸, 민 영, 채현국, 임재경, 송상욱선생을 비롯하여 서정춘, 이청운씨 등 많은 분들이 동참하겠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포도나무집'에 강 민선생을 만나러, 친구 분들이 갑자기 들어 닥쳤습니다.
소설 쓰시는 김승환씨, 한국화가 홍용선씨, 서양화가 강녹사씨, 진부령미술관장으로 계시는 전석진선생께서 오셔서

함께 술 한 잔 나누었습니다.
꽃피는 4월이 되면 '진부령미술관'에서 홍용선선생께서 전시한다는 말씀에, 노래'봄날은 간다'를 질질 짤며 불렀으니

술만 마시면 정말 눈치코치도 없습니다. 안절부절하는 마누라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포도나무집'을 나오는 길목에서 심우성선생을 만났고, '허리우드' 찻집에서는 채현국, 임재경선생을 만나 성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인사동 거리에서는 중앙일보에서 일하다 제주도로 삶의 터전을 옮긴 사진가 최재영씨도 우연히 만났습니다.

 

모두들 반가웠고, 힘을 실어 준 하루였습니다.

 

 

 

 

 

 

 

 

 

 

 

 

 

 

 

 

 

 

 

 

 

 



 

                                                                                                     홍용선 (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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