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의 기본에서 눈으로 만져지는 그림까지

From the basics of molding to a painting touched with one's eyes

권성원/ KWONSUNGWON / 權聖元 / painting

2023_0916 2023_1012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권성원_An icon of Flatland 23-1_모두의 환타지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23

권성원 블로그_blog.naver.com/forflame

 

초대일시 / 2023_0916_토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23_1007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아팅

arting gallery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4013 2

@arting.gallery.seoul

 

조형의 기본에서 눈으로 만져지는 그림까지 채색 효과를 배제하고 단색으로 대상의 형태와 명암을 잡는 그리기 기법을 드로잉 혹은 드로우라 표기한다. 그걸 제목으로 딴 2022년 작 Draw는 이번 개인전에 세 점 나왔다. 종래 작업 연보와 달라진 이번 개인전의 변화를 읽는 출발점으로 이 연작을 꼽기로 했다. 원통 원뿔 육면체 원형 사면체 같은 기본 도형은 권성원의 작업 연보에서 개인 도상에 가까운 브랜드로 굳었다. Draw는 공중에 부양한 갖가지 기본 도형들 사이로 붓질의 시원한 질감이 뱀처럼 휘감고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붓질의 움직임이 만든 유기성과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구성된 기본 도형의 각진 질감은 하나의 결합체가 되어 역동감과 안정감이 혼재된 미묘한 인상을 준다. 붓질과 기본도형의 상반된 질감의 결합은, 노을 진 하늘을 붓으로 그린 바탕에 각진 도형들의 뭉치를 중심에 올린 신작 An Icon of Flatland이나, 표현주의적 붓질 위에 도형과 붓질을 뒤섞은 D-Formation으로도 연장되어 나타난다.

 

권성원_An icon of Flatland 23-1_모두의 환타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23_부분
권성원_An icon of Flatland 23-2_모두의 환타지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23
권성원_Draw-1_종이에 아크릴채색_46×34cm_2022

권성원은 2017년 이래 줄곧 시각예술의 다양한 원형에서 화면에 쓰일 기본 요소와 구성을 참조해왔다. 조형의 기본은 권성원의 초지일관한 미적 태도다. 세모 네모 원처럼 기본 도형들의 입체 버전으로 화면을 채워왔으니 말이다. 채색도 혼색을 하지 않고 3원색이라는 기본색을 병치 혼합시켜 밝고 맑은 색상을 구사했는데, 이번 신작에선 색상의 화려함이 이전보다 더하다. 작년 그의 개인전 서문에서, 나는 스토리가 사라지고 기본 도형과 3원색으로 구성된 작업 계보를 두고 '이미지 뭉치'라고 표현한 바 있다.

 

권성원_D-formation 22-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60.5cm_2022
권성원_D-formation 22-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8×53cm_2022

채색과 구성처럼 미술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 외에도, 출품작 Draw처럼 시각예술의 기본 기법을 제목으로 작명하는 것도 권성원에겐 흔하다. 연작 형성 Formation이나 '변형' 쯤으로 번역될 D-Formation연작이 그렇다. 형성이건 변형이건 이처럼 명시된 제목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권성원 그림은 튜브로 짜낸 수직선과 수평선 물감의 줄로 화면이 구성되며 완성작에 이르기에, 직물 짤 때 씨줄과 날줄의 엮임을 연상할 만큼 체계적으로 화면이 축조된다.

 

권성원_Flatland 23-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5×70cm_2023
권성원_Flatland 23-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5×70cm_2023_부분
권성원_Flatland 23-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5×70cm_2023

그림의 안에 담긴 의미보다 작품 표면이 주는 첫 인상에서 작품의 우열을 가를 때가 많은 게 미술 현장인데, 이 점에 착안해서 기획한 그룹전 미술의 피부(2022년 아팅)에 그가 초대된 것도 권성원 그림의 촉각성 때문이었다. 이번 개인전 눈으로 만져지는 그림(2023.0916~1012 아팅)에 나타난 변화로는 Draw처럼 도형의 기하학적 경직성과 붓질의 표현주의적 기법을 결합시킨 화면을 시작으로, 표면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튜브를 짜 올리는 물감의 층을 기존보다 더 두툼하게 올린 점을 들 수 있다. 하얀색 바탕 화면에 수직 수평선으로 채워진 두툼한 물감의 색줄 사이에 틈새가 있다. 그 틈새 때문에 그림을 정면으로 볼 때와 측면으로 볼 때 색의 질감이 다르게 지각되는 렌티큘러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권성원_전환의 징후_붉은 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240cm_2023
권성원_입면화된 풍경 1-우크라이나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7×80.5cm_2022
권성원_입면화된 풍경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100cm_2022
권성원_2D roller coaster_종이에 아크릴채색_51×37cm_2022

기존 작업보다 두툼한 물감의 층위가 돋보이는 신작은 두꺼운 물감 덧칠로 화면의 입체감을 극대화했던 반 고흐를 차용한 전환의 징후_붉은 밤이다. 임파스토 기법으로 소용돌이치는 푸르른 밤하늘을 배경으로 왼편에 불타오르는 검푸른 삼나무를 배치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권성원의 튜브를 통과하면서 전환의 징후_붉은 밤이란 제목을 달았다. 권성원의 도상인 기본 도형들로 화면의 밑면을 깔고 그 위로 튜브로 짜낸 붉은 물감의 소용돌이 밤하늘을 3면화로 길게 올렸다. 그리고 원작에선 한 그루인 삼나무를 양편에 각각 배치해 좌우대칭이라는 권성원의 또 다른 프레임에 끼웠다. 반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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